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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

전시 보조 물품 양도 사업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작지만 큰 실천
고양이 이사 가는 날

고양이는 어디로 갔을까
2024년 8월 18일,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특별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줄을 서서 전시실에 입장할 만큼 애묘가를 비롯한 많은 관람객의 사랑을 이끌어 낸 숨은 공로자는 단언컨대 거대 고양이 두 마리다. 전시 종료 후에도 필자에게 고양이의 소식을 묻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과연 고양이는 어디로 갔을까. 2024년 9월 3일,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특별전의 마스코트 고양이 두 마리가 이사를 갔다.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아쉬움도 크지만, 또 다른 곳에서 제2의 활약을 기대하며 작별을 고했다. 고양이는 하남역사박물관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Always with us: 아깽이와 댕댕이 그리고 집사》 특별 전시의 새로운 마스코트가 될 예정이다.

12년간 이어 온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 보조 물품 양도는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부터 전시 종료 후 사용했던 전시물 받침대, 아크릴 케이스, 의자 등의 가구류를 폐기하지 않고 유관 기관에 무상으로 양도하는 사업을 12년째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117개 기관에 누적 건수 619건 841점을 양도했다. 이 사업은 12년 전 당시 전시운영과 이건욱 학예연구사현 전시운영과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 러시아 유학 시절부터 환경 오염에 경각심을 느끼고 전시 폐기물 양을 줄이려는 구상을 세웠고, 그 결과 국립민속박물관은 물론 지역 공사립 박물관 등 유관 기관의 전시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하나의 사업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최근 3~4년 전부터 전시 폐기물 발생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부쩍 고조됐는데 벌써 10여 년 전에 이 사업을 시작했으니 국립 박물관으로서 모범을 보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재활용 범위를 넓혀 전시 보조 물품뿐 아니라 전시 홍보 현수막을 사회적 기업에서 재활용해 상품으로 개발하는 사례가 생기기도 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고양이
고양이를 양수한 하남역사박물관의 박해영 학예연구사하남역사박물관, 《Always with us: 아깽이와 댕댕이 그리고 집사》 전시 기획자에게 전시 보조 물품 양도 사업에 대한 생각과 새롭게 거처를 옮긴 고양이의 향후 활용 계획을 들어보았다.

Q. 전시 보조 물품 양도 신청 이유 및 계기는 무엇인가요?

하남역사박물관에서는 개관 20주년을 맞이해 동물과 사람의 관계 인식 변화에 관한 특별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관련 자료를 조사하던 중 고양이를 주제로 하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를 알게 되었고, 저희 전시 내용에 반려동물에 관한 부분이 있어 유사 사례로 참고했습니다. 특히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가 많은 사랑을 받은 전시인 만큼 저희도 좋은 기운을 받아 사랑받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 보조 물품 양도 사업에 대해서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나요?

국립민속박물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과 일반 관람객들의 SNS 게시물 등을 통해 고양이의 존재를 알았고 고양이를 실물로 보기 위해 국립민속박물관에 직접 방문했습니다. 마침, 우리 박물관에서도 반려동물에 대한 전시를 준비하던 중이라 고양이가 저희 전시에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료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어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 보조 물품 양도 사업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를 확인하고 신청했습니다.

Q. ‌전시 보조 물품 양도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전시 종료 후 받침대, 아크릴 등의 전시 보조 물품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버리면 쓰레기가 되지만 양도하면 또 다른 자원이 됩니다. 특히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은 양수받는 박물관들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국립 기관에서 이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좋은 본보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Q. 양수하신 전시 보조 물품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Always with us: 아깽이와 댕댕이 그리고 집사》 특별 전시는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됩니다. 그중 파트 1 ‘반려 COMPANION’은 동물을 좋아한 선조들의 이야기와 지금 우리의 모습을 소개하는데 파트 1의 신전 공간에서 고양이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포토존으로 구성해 관람객들이 고양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하남역사박물관 《Always with us: 아깽이와 댕댕이 그리고 집사》 특별전 고양이 활용 모습

Q. 준비 중인 전시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lways with us: 아깽이와 댕댕이 그리고 집사》 특별 전시는 9월 26일부터 12월 8일까지 하남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선사부터 현대까지 인간과 동물의 관계 변화를 세 가지 시선에서 조망하는 전시입니다. Part Ⅰ ‘반려 COMPANION’은 함께 살아가는 동물과 사람, Part Ⅱ ‘경쟁 COMPETITION’은 동물과 사람의 생존 경쟁, Part Ⅲ ‘소유 POSSESSION’은 동물을 소유하는 사람에 대한 주제로 구성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특별히 반려동물과 동반 입장이 가능합니다.기획전시실 한정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활동에 동참하는 방법
국립민속박물관은 매년 5~7회의 관내 특별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가 종료될 때마다 전시 보조 물품 양도를 진행한다. 양도 공고는 전시 종료 약 1개월 전 국립민속박물관과 사단법인 한국박물관협회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유관 기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라며 고양이를 비롯한 양도 물품들이 어디서든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길 기대한다.

향후 국립민속박물관은 전시 보조 물품 양도 외에도 온라인 서비스를 활용한 인쇄물 제작 물량 감축 및 친환경 인쇄물 제작 등 폐기물 배출량을 줄여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다양한 활동을 점차 확대해 갈 예정이다.


글 | 이보라_전시운영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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