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병오년, 새해를 맞이하며

국립민속박물관장 장상훈

2026년 새해를 맞이하여 소원하시는 모든 일들 성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1946년 4월 25일 개관한 국립민속박물관은 올해 4월 개관 80주년을 맞이합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생활문화 박물관으로 한국인들이 살아온 삶의 다양한 모습을 추적하고 기록하며 공유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 여러 이웃들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삶의 보편성과 다양성을 파악함으로써 공존과 상생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는 2031년을 목표로 세종에 신청사를 마련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립민속박물관은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종의 신관에 세계의 다양한 민속문화를 선보이는 공간을 마련하여 세계시민을 기르는 박물관을 조성하는 꿈을 키워가고 있으며, 서울 현 청사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기대에 부응할 방법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5년 국립민속박물관은 225만여 명의 관람객을 맞이했으며, 이 중 133만여 명이 외국인이었습니다. 우리 관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관람객이 찾는 자랑스러운 박물관입니다. 이러한 성과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할 것입니다.
세종시와 서울시에 각각 세계민속과 한국민속을 전담하는 상설전시관을 구축함으로써, 한국문화와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꿈입니다. 한국문화에 대한 오랜 축적을 기반으로 이제 널리 세계 속으로 인식의 지평을 넓힘으로써, 이제 부쩍 성장한 한국의 너른 품에 걸맞은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세계 정상급의 무역 국가로서 급속히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적응과 성장을 위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지난해 우리 관은 “세계로 열린 창”이라는 비전을 설정함으로써, 우리 관이 한국인들에게는 세계 문화를 들여다보는 창이 되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는 한국문화를 들여다보는 창이 되고자 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브라질 리우 삼바 축제를 필두로 세계의 축제를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일을 힘차게 시작했고, 관련 조사·연구를 병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이러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 12월을 목표로 세계민속문화를 소개하는 상설전시관을 국립박물관 역사상 처음으로 개설할 것입니다.
이제껏 축적해 온 세계문화 조사·연구 및 수집·전시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의 민속문화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상설전시관을 마련하는 것은 관객들로 하여금 인류 문화의 보편성과 다양성을 고르게 인식할 장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는 여러 사회와 문화도 결국 삶의 보편성 위에 서 있고 그렇기에 우리 모두의 삶은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외국 민속자료의 확보에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세종시가 국회와 청와대의 분원으로 행정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듯, 국립민속박물관은 세종 박물관 단지의 중심 박물관으로서 그에 걸맞은 소장품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러한 목표가 달성된다면 장차 세종시의 국립민속박물관 본관을 찾는 관객들은 문화의 보편성과 다양성에 대한 이해에 더해 세계를 향한 한국사회의 깊고 너른 관심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립민속박물관은 새해의 화두를 “협력”으로 삼고자 합니다.
지난 20여 년간 민속 협력망 사업으로 국내 여러 박물관과 공동으로 특별전, 교육 개발, 교보재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온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내외 박물관 및 유관 기관, 전문가들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질적인 협력으로 우리 관은 한국 박물관계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관이 설정한 여러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이러한 원활한 협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내외 박물관계의 발전을 위한 협력의 중심으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립민속박물관장

장상훈

민속소식 제313호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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