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안정윤(어린이박물관과 학예연구관)
이번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박물관에서 기차여행을 떠나 보자.
<세계로 가는 놀이기차>에서 세계문화를 만나고 세계 어린이들의 숨결을 느껴 보자. 앞으로, 앞으로 가다 보면 세계 친구들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이 오랜만에 나들이 가는 날, 선물 받는 날, 맛있는 음식을 먹는 날이다. 이날만큼은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어린이가 행복해야 한다. 일에 지쳐서 조금은 소홀했던 어른들도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들을 다시 생각한다. 어린이날 가슴을 뛰게 하던 노래 중 <앞으로> 라는 동요가 있다.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이렇게 신나는 리듬에 맞춰 노래를 부르다 보면 언제라도 세계의 어린이 친구들을 만날 것만 같은 희망에 마음이 꽉 차오르던 기억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K-놀이_땅따먹기
어른이 되면서 어린 시절의 막연한 꿈을 이루고 싶었다.
아니, 어른으로서 어린이들의 막연한 꿈을 이뤄주고 싶었다.
‘온 세상 어린이를 만날 수 있는’ 어린이날은 그저 꿈에 그치는 것일까? 꿈을 꾸다 보면, 간절하게 생각하다 보면 이뤄질 수도 있는 것일까? 이제 그 간절한 꿈의 실현이 시작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어린이날 한마당 <세계로 가는 놀이기차>를 5월 4일(일)과 5일(월) 이틀간 개최한다.
‘온 세상’은 아니지만 13개국의 주한 해외 문화원·대사관과 손을 잡고 ‘세계의 놀이 축제’를 주제로 공연, 놀이, 문화체험의 장을 한 자리에 마련했다. 체코를 시작으로 중국, 헝가리, 일본, 콜롬비아, 페루, 멕시코,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인도까지 준비팀과 인사를 하고 만나는 과정은 어쩌면 어린 시절 세계 친구들을 만나는 꿈의 여정과도 같았다. 각국의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어린이날 어떤 프로그램을 구성할지 의견을 나누는 동안 우리들은 이미 어린 시절 놀이터로 시간 여행을 하고 있었다. 각국의 놀이는 이름만 다르지 하는 방법과 내용은 비슷한 것들이 많았다.
K-놀이인 ‘사방치기’는 이미 다양한 이름으로 대륙을 넘어서 여러 나라에서 즐기는 놀이였다. 준비 과정부터 이미 세계 친구들의 마음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각국의 친구들은 기다렸던 것처럼 같은 꿈을 꾸게 됐다.
이런 준비를 마치고, 올해 어린이날에는 총 35종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펼쳐진다. <공연나라> 6종, <체험나라> 12종, <놀이나라> 9종, <K-놀이 나라> 5종, <세계로 기차·버스> 2종, <챌린지나라> 1종을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독일_과일정원 보드게임

콜롬비아_’작은 촛불의 날’ 등 만들기

헝가리_메모리카드
행사의 콘셉트는 ‘기차를 타고 떠나는 세계여행’이다.
여행은 여권을 받으면서 시작한다. 좀 걷다 보면 <세계로 가는 놀이 기차>가 어린이들을 반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14개 국가 어린이들이 타고 있는 특급열차가 본 행사장을 향하고 있다. 각 기차 칸에는 그 나라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어린이들과 랜드마크, 동물 친구들이 있는 포토존이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페루 전통의상을 입고, 푸카라황소, 라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시작으로 14개 국가의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다면, ‘찾아가는 어린이 박물관 버스’를 타고 세계의 인형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본 행사장에 들어서면 <공연나라>에서 흥겨운 공연이 시작된다. 공연은 매일 3회씩 총 6번 진행된다.
멕시코 실라노야의 전통댄스를 시작으로 중국 어린이 연주와 춤(수룡음, 절세무희 등), 페루의 차랑고, 체코의 인형극(OM과 OMA), K-국악, 동요와 춤, 콜롬비아의 카브리해 음악 트리오까지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음악과 춤, 인형극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지친 어린아이라면 신나는 리듬 속에서 함께 춤추며 스트레스를 훌훌 풀어 볼 수도 있다.

페루_푸카라황소 꾸미기

일본_하네츠키(제기놀이)

중국_홍등 만들기
<체험나라>에는 12개 국가 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보드게임을 좋아한다면 프랑스 정글 스피드 게임, 헝가리 메모리카드게임 체험에 도전해보자.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독일의 부활절 달걀 꾸미기, 이탈리아 카니발 가면 만들기, 인도 헤나 체험, 인도네시아 바틱문양 꾸미기, 페루 푸카라황소 꾸미기도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콜롬비아 ‘작은 촛불의 날’의 등이나 중국 홍등을 만들어 마음에 작은 등 하나를 밝혀 보는 것은 어떨까?
<놀이나라>에서는 야외에서 몸으로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일본의 와나게(고리 던지기)를 시작으로 스페인의 ‘돈키호테의 작은 모험들’ 등 9개국의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체코식 고무줄놀이와 헝가리식 사방치기, 인도네시아식 동대문놀이, 중국식 투호놀이, 일본식 제기놀이 통해 K-놀이와 세계 놀이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에 K-놀이도 빠질 수 없다. ‘오징어게임’ 드라마를 통해서 전 세계에 알려진 딱지, 제기, 팽이, 공기놀이와 줄다리기, ‘둥글게 둥글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K-간식인 달고나 만들기 체험도 익숙한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다. 신나게 뛰어놀다가 땀이 나면 우리나라 전통 한지 부채를 만들어 시원하게 더위를 식혀볼 수 있다.

K-놀이_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체험은 온라인으로도 참여 가능하다.
앞서 소개한 동요 <앞으로> 따라하기 어린이날 기념 SNS 이벤트가 4월 18일(금)부터 시작됐다. <앞으로> 동요를 국악과 라틴음악으로 접목해 편곡하여 독특하면서도 힘차다. 신나는 율동을 유튜브와 릴스에 올리면 사은품도 받을 수 있다.
이번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박물관에서 기차여행을 떠나 보자. <세계로 가는 놀이기차>에서 세계문화를 만나고 세계 어린이들의 숨결을 느껴 보자. 앞으로, 앞으로 가다 보면 세계 친구들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일방적이었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넘어서서 지금은 상호문화 존중의 시대이다. 케이컬쳐K-Culture를 통해
전 세계적인 문화 매력 국가로서 여러 국가의 매력을 찾아내고 진심 어린 우정을 나눌 수 있다. 미래의 주인공 어린이들이 신나게, 즐겁게, 재미있게 세계의 놀이를 즐기면 좋겠다. 어린이는 놀이를 통해 행복하고 놀이를 통해 즐겨야 한다. 세계의 어린이가 모두 행복한 어린이날을 꿈꿔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