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에서 퉁겨지는 다섯 개의 작은 돌멩이. 몇 번 던지고 받는 간단한 동작이지만, 수많은 아이들이 이 게임에 열광했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해봤던 공기놀이가 최근 ‘오징어 게임 시즌2’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기놀이는 한국의 전통놀이지만, 그 기원과 방식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금도 어린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 전통놀이의 매력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한국 전통놀이의 세계적인 확산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친숙한 공기놀이를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들이 즐겁게 즐기는 낯선 영상들이 최근 SNS에서 많이 보인다. 이는 최근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공기놀이하는 모습이 방영되었고 금세 유행했기 때문이다. ‘저 게임은 무엇인가요?’, ‘저 돌멩이는 어디에서 살 수 있나요?’ 등 공기놀이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고, 공기놀이 챌린지까지 등장하여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2024
한국에서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공깃돌이지만 외국에서는 구하기도 어렵고 너무 비싼 탓에 초콜릿, 주사위, 돌 등으로 대체하여 즐기는 모습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공기놀이는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유럽 축구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인범 선수와 백승호 선수도 공기놀이 챌린지에 동참했고, 누구보다 친숙할 부모님 세대들도 기상천외한 방법들로 공기놀이하는 모습을 찍어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작은 공깃돌 다섯 개를 통해 세대 간에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는 공기놀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함께 즐기는 놀이, 친구들과 만드는 나만의 공기놀이
공기놀이는 기본적으로 네, 다섯 개의 둥근 돌을 사용하며 공중에 던지고 받는 손재주를 이용한 놀이이다. 가장 보편적인 놀이 방식은 ‘나이 먹기’로 1단부터 4단,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꺾기를 하며 꺾기 단계에서 잡은 공깃돌만큼 나이를 먹는(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공기놀이는 단순하지만,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다섯 개의 돌을 바닥에 흩어 놓고, 하나를 집어 공중으로 던진다. 이때, 바닥에 남은 돌을 하나 집고, 떨어지는 돌을 다시 받아내야 한다. 1단에서는 하나씩 집으면 되지만, 2단부터는 한 번에 두 개씩, 3단은 세 개씩 집어야 하므로 점점 집중력이 필요하다. 4단은 사람마다 방식의 차이가 있었다. 첫 번째 방법으로는 앞선 1~3단과 같이 바닥에 돌을 먼저 흩뿌린 뒤 한 개의 돌을 공중으로 던진 후 바닥에 남은 네 개의 돌을 한 번에 집어내어 떨어지는 돌을 다시 잡는 방식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공기를 손에 쥔 채로 한 개의 돌만 공중으로 던진 후 네 개의 돌을 바닥에 두고 떨어지는 돌을 받아낸다. 그다음 다시 손에 쥔 한 개의 돌을 공중으로 던지고 바닥에 있던 네 개의 돌을 한꺼번에 집어 떨어지는 돌까지 받아 쥐는 방법으로 공기놀이를 함께 즐기는 친구들과 이야기하여 4단의 방법을 결정하였다.
마지막으로 꺾기는 공깃돌 다섯 개를 한꺼번에 던져 올려 손등으로 받은 다음 공중으로 다시 올려 한꺼번에 낚아챈다. 이때 손등에 있던 돌을 모두 낚아채야 성공이다. 하지만 놀이를 하는 무리마다 규칙을 변경하는 것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모두 낚아채야 성공인지, 잡은 만큼 인정해주는지는 자유롭게 정하기도 하였다.

공기놀이 공통 방식(전통문화포털 누리집)
공기놀이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한 규칙 속에서도 각자만의 변형된 규칙을 만들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규칙은 있다. 예를 들어, 1단부터 꺾기까지 진행하는 동안 다른 돌을 움직이면 안 되고, 공깃돌을 한꺼번에 합쳐 잡지 못하면 실격이 된다. 이처럼 규칙은 있지만, 때로는 친구들끼리 자유롭게 규칙을 정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곤 했다.
집중력과 전략적 사고를 키우는 놀이
그저 단순한 놀이로만 보일 수 있는 공기놀이는 교육적으로도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활동이다.
공기놀이하며 자연스레 손과 눈의 협응력이 늘어나고 소근육이 발달하기도 하며, 공깃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력이 늘어나고, 전략적인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공기놀이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구분 없이 즐길 수 있어 또래와의 협력과 경쟁을 자연스레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 또, 규칙을 함께 바꾸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창의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으로 어린아이들의 발달에 도움을 준다.
앞서 소개한 기본적인 공기놀이 방식 외에도 다양한 규칙들이 존재한다. 한 논문에 따르면 지역에 따라 그 방법이 매우 다양하여 공기놀이 방식이 100가지 정도 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천재 공기, 바보 공기, 닭이 알을 낳는 과정 등 게임 방식 자체에 변동을 주기도 하고, 기본적인 규칙을 따르되 세세한 규칙들을 추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공중으로 던지는 공깃돌을 너무 높게 던지지 않게 한다거나 공기놀이하는 와중에 한 손을 땅바닥에 짚지 않기, 공깃돌을 튕기지 않기, 공깃돌을 손바닥 안에서 굴리지 않기(쌀 씻기) 등 놀이의 난이도를 높일 다양한 규칙을 강구하여 자기들만의 다채로운 게임을 만들어 나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