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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 국제저널 무형유산

세계 최초의 무형유산 분야 국제저널

『국제저널 무형유산』1)은 2006년부터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매해 발간하고 있는 영문 학술지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무형문화유산에 대하여 다루는 학술지로 유형유산에 비해 훼손되거나 사라지기 쉬운 무형유산을 연구, 조사,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간되었다. 아무래도 보고 만질 수 있는 유형의 유물을 다루는 박물관에서 한순간에 흘러가 버리며 구전이나 기술의 형태로 남아 있는 무형의 것을 논하는 학술지를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으로는 의아할 수도 있다. 『국제저널 무형유산』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발간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기원이 되었던 ICOM 2004 SEOUL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2004년 서울에서 개최된 ICOM2) 총회는 ICOM이 설립된 이래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된 행사였다. 이때 총회의 주제는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3)으로 이전까지 유형의 물질 유산에 집중되어 있었던 시각을 무형의 유산으로 돌리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1972년 UNESCO에서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 등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규범을 제정하고 그 보호에 앞장섰지만 이후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규약이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구속력이 없는 실정이었다. UNESCO는 서울에서 ICOM이 개최되기 한 해 전인 2003년에 이르러서야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4)을 채택하였다.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내외 기관이 상호 협력 및 지원해야 하며, 무형유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다각도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외침이 있었다. 바야흐로 무형문화유산 보호에 대하여 전 세계 학자들의 관심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협약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ICOM 2004 SEOUL 총회는 무형유산의 보호와 증진, 기록 그리고 학자의 역할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진 장이 되었다. 박물관과 학계에서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가치로서 ‘무형문화유산’이 부각되며 이로써 새로운 연구와 담론의 장이 개최되었다.
ICOM 2004 SEOUL 총회는 ① 무형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유네스코의 협정을 지지하고 ② 모든 정부가 이 협정을 비준批准하도록 강력히 추진할 것 ③ 모든 나라들, 특히 구전口傳 전통이 깊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무형문화유산 진흥기금 조성5) 수립을 장려 ④ 무형문화유산의 진흥과 수집, 보존과 관련한 모든 박물관들에게 특히 전자電子 기록 같이 손상되기 쉬운 모든 기록의 보존에 특별한 관심 기울일 것 등을 장려하는 결의문을 채택하였으며, 이는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서울 선언6)’으로 공표되었다.


2006년에 창간된 『국제저널 무형유산』은 위의 ICOM 2004 SEOUL 총회의 소중한 결과물이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지식과 기술인 무형문화유산이 훼손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승될 수 있도록 사람들은 무형유산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무형문화유산의 조사, 연구, 기록, 보전, 진흥, 전승 등에 대한 학술이론과 현장연구 결과, 서평들을 게재하여 무형문화유산을 연구하는 학자와 관계자들이 논쟁을 펼칠 수 있는 공론장인 『국제저널 무형유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제저널 무형유산 제11~14호


『국제저널 무형유산』은 무형문화유산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술지로 세계의 각 문화권에서 전승되고 발전되어 온 기록을 공유하고, 그 가치를 깊이 있게 이해하며 이에 대한 보존방안을 논의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무형유산에 관련된 정책, 기후, 생태, 공예기술, 건축, 지식,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문이 투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무형문화유산을 둘러싼 학제 간 연구가 점점 커지면서 무형문화유산을 복원 및 기록하기 위한 기술적 논의에 대한 공학工學 논문도 투고되고 있다. 무형문화유산과 관련된 것이라면 학계를 가리지 않고 논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제 학술지이다. 『국제저널 무형유산』은 무형유산의 전반적인 분야 모두를 다루며 글의 장르로는 무형유산 분야에 대한 논문, 서평, 짧은 현장 보고서가 있다. 매해 12월 31일까지 원고를 접수받고 있으며, 접수된 원고는 심사와 편집회의 그리고 수정을 거쳐 5월에 발행되는 호에 게재된다. 게재편수는 15편 내외이다. 저널은 매년 5월 말에 정기적으로 발간되고 있으며 약 2,000부를 출판한다. 주요 배포처는 국내외 주요 박물관, 국내외 주요 국공립도서관, 대학도서관, ICOM 본부, UNESCO 본부 등 전 세계 무형유산 관련기관 1,500여 곳이다.
2006년부터 매년 발간하기 시작하여 2019년에는 제14호를 발간하였으며 각 호가 발간될 때마다 ICOM 총회에 그 경위를 보고한다. 이는 『국제저널 무형유산』이 ICOM의 공식 후원 하에 ICOM-KOREA와 협업으로 발간되기 때문이다. 매해 발간경위를 보고하기 때문에 『국제저널 무형유산』에 대한 대외적 신뢰도는 점점 상승하고 있으며, 외국 필진들의 투고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간의 노력으로 『국제저널 무형유산』은 2010년 8월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 미국 Thompson-Reuter 톰슨로이터 사社에서 주관하는 A&HCI7)에 등재되어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았으며 같은 해 11월 한국연구재단의 KCI8)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 등재되었다. 2011년 7월 Scopus9), 8월 미국현대언어학회MLA10), 9월 미국아시아학회BAS11)에도 등재되었다. 이는 『국제저널 무형유산』에 투고를 하고 심사, 편집, 그리고 발간을 위하여 힘쓴 국립민속박물관과 저자, 편집위원들의 노고로 이룬 성과이다.
『국제저널 무형유산』은 세계 각 국에서 전승되고 있는 다양한 무형유산에 대한 학술논문과 현지조사연구, 서평 등을 수록한다. 그리고 수록된 글을 기반으로 세계 각 곳에서 이와 관련된 논쟁과 보호에 대한 노력을 이어나간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의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토착주민들의 실천이 북아프리카의 무형문화유산을 지키는데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제저널 무형유산』은 단순한 학술지라고 보기보다 무형유산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고가는 공론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15년 동안 진행하여 왔다. 2020년은 『국제저널 무형유산』이 발간된 지 15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국제저널 무형유산』의 의미가 크기에 15주년 국제학술대회 역시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1)International Journal of Intangible Heritage
2)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3)Museums and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4)The Convention for the Safeguarding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5)Intangible Heritage Promotion Fund
6)Seoul Declaration of ICOM on the Intangible Heritage
7)Art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
8)Korea Citation Index
9)과학·기술·의학·사회과학·예술·인문학 분야의 심사 저널로서 20,000여 종의 인용정보 제공
10)Modern Language Association of America International Bibliography
11)Bibliography Asian Studies


글_이인혜 |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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