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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체험기

엄마 어렸을 적, 그때의 거리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7월 18일 토요일 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추억의 거리와 야외놀이마당에서 가족 추억여행 <그땐 그랬지> 문화공연이 있었습니다. 빗속에서도 많은 가족이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주셨습니다. 그 현장을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운영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속속 국립민속박물관 안으로 들어섭니다. 내리는 비를 가르며 박물관을 찾은 까닭은 바로 <그땐 그랬지> 문화공연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전예약으로 진행된 행사는 빠르게 예약이 마감되어 공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파란색 우비를 입은 가족들이 어린이박물관 앞마당에 동그랗게 모여 앉자 곧 <그땐 그랬지> 문화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진행하는 선생님을 따라 1975년으로 돌아갔습니다. 부모님은 토큰, 등화관제, 버스표 등을 둘러보며 당시를 회상하고, 아이들은 부모님의 추억에 함께 젖어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추억의 거리로 들어가기 위해 가족들은 세 팀으로 나뉘었습니다. 미리 준비된 배지의 색으로 구분된 각 팀은 할머니가 내는 문제를 풀며 추억의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종소리가 울리는 추억의 기차를 타고 1975년의 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추억의 거리에 도착한 가족들은 먼저 박 씨가 운영하는 화개 이발관에 도착합니다. 자신을 박 씨가 아닌 영어로 파크 씨라고 소개하는 박 씨는 장발 단속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1975년 거리에서 두발과 치마 길이를 단속하기 위한 가위와 자를 들고 다니던 당시의 이야기가 저도 재미있었습니다. 재미있게 듣던 도중에 박물관 기자단인 제가 장발 단속에 걸려 박 씨에게 혼쭐이 났네요. 그러다 박 씨에게 책 반납을 독촉하며 등장한 옆집 만화 가게 아줌마와 함께 가족들은 만화방으로 이동합니다.

 

만화방에서는 아이들보다 부모님들이 더 신나 보입니다. 당시에 유행했던 만화 들장미 소녀 캔디, 로봇 태권브이와 같은 만화주제가를 함께 부르며 부모님들도 어릴 때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만화가게 아줌마는 신이 나서 흑백 TV와 전화기를 샀다고 가족들에게 자랑합니다. 아이들의 눈에는 옛날에 쓰던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인 동시에 어른들의 눈에는 어릴 적 직접 사용하던 물건들입니다. 만화가게에 장난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가족들은 은하 사진관으로 가족사진을 찍으러 갑니다.

 

당시의 교복을 입어보고, 가족사진을 찍은 가족들은 수돗가에서 물을 긷습니다. 저 어릴 적 할아버지 댁에 있던 펌프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1975년에는 부모님들이 했을 펌프질을 40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이 체험하고 있네요. 당시의 사람들은 세월이 흐르면 이런 물건들을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힘차게 물을 긷던 가족들은 힘이 들었는지 약속 다방으로 차를 마시러 갑니다. 잘생긴 다방 DJ가 반갑게 맞아주는 약속다방에서 가족들은 신청곡을 써내고, 당시의 노래를 들으며 추억으로 더 깊이 젖어듭니다. DJ가 엄청난 상품을 걸고 가족들과 빙고 게임도 하는데요. 당시에 연예인으로 유명하셨던 분들의 이름으로 빙고 게임을 합니다. 엄청난 상품이 궁금하시다구요? 다음에 진행되는 <그땐 그랬지>에 참여하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추억의 거리에서 1975년을 돌아본 가족들은 야외놀이마당에 모여 연극 ‘몽땅연필’을 관람합니다. 어릴 적 초등학교에서 조회시간에 하던 국민체조로 연극은 시작됩니다. 당시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연극은 부모님과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온 영희를 친구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연극은 당시의 사회 모습과 함께 제가 어렸을 적 학교의 모습 역시 담겨있는 것 같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이야기와 채변 검사 등 당시의 콘텐츠를 많이 담아 부모님 역시 당시를 회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담겨있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된 공연은 몽땅연필 연극으로 마무리됩니다. 한 시간 반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만큼 볼거리가 많았던 공연이었습니다. 취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국립민속박물관만큼 다양한 민속이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고, 그만큼 국립민속박물관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사전 접수로 진행되는 <그땐 그랬지>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과 문화가 있는 날 마지막 주 수요일에 진행됩니다. 11월까지 총 10회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으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1회에 약 21가족, 80분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주말 저녁, 혹은 문화가 있는 날 <그땐 그랬지> 문화공연에 오셔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과 함께 추억도 함께 가져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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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민동민 국립민속박물관 제4기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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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1. 김미겸 댓글:

    ‘파크’씨 한테 걸리셨군요..ㅋㅋ 직접 체험하고 기사를 써줘서 감사합니다.
    공연은 11월까지 쭈~욱 계속됩니다!! (세번째 토요일, 마지막 수요일)
    민속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 소문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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