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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

개방형 수장고 디지털 미디어를 더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의 기술혁명은 정보 공유의 가속화를 비롯한 디지털 환경에 변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박물관 전시 및 교육 환경에서도 시공간적 한계를 넘는 다양한 도전을 불러왔다. 우리 주변의 많은 박물관은 지금, 박물관이 지닌 무한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연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2021년 7월 개관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개방형 수장고는 소장품의 안전한 보존을 위해 제한적으로 관리되던 수장고의 내부를 개방된 영역으로 탈바꿈시키며 ‘세상에 없던 수장고의 출현’이라 주목받았다. 파주 개방형 수장고는 물리적인 ‘시설 개방’을 넘어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새로운 형식의 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소장품 검색 시스템 기반 인터렉티브 미디어월, 열린 수장고 소장품 검색 키오스크에 이어 개관 1주년을 맞이하여 개방형 수장고와 소장품에 대한 경험을 확장하는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하였다.

미디어 아트, 더욱 새로워진 개방형 수장고
파주 개방형 수장고는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7개의 ‘열린 수장고’와 밖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3개의 ‘보이는 수장고’가 있다. 이중 밖에서 들여다 봐야 하는 ‘보이는 수장고’는 내부 수장대의 기본적인 구조는 확인할 수 있지만 어두운 내부 환경이 잘 보이지 않아 관람객의 시선을 끌기에는 부족한 공간이었다.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수장고 유리창과 내부 벽면에 프로젝션 미디어아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어떻게How”, “무엇을What”이라는 물음에 집중하여 수장고와 소장품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주력하였고, 모든 연령층의 관람객 눈높이에 맞춘 직관적인 그래픽 디자인을 적용하였다. 금속과 나무 재질을 주로 보관하는 수장고 내 수장 환경과 대표 소장품의 형태와 구조, 조형미를 주제로 “흥미로운 수장고 탐구: 어떻게How, 무엇을What”를 기획하였고, 소장품 등록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슬기로운 수장고 생활”이란 생동감 있는 영상을 제작하여 관람객에게 쉽고 명확한 정보와 재미를 전하고자 하였다. 움직이는 수장대모빌랙 내부 구조, 금속과 나무 재질의 소장품 격납 모습, 소장품 유형과 용도쓰임새 등을 3D로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섬세하고 현란한 미디어아트로 풀어내어 관람객이 마치 실제 수장고 내부와 소장품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8수장고 디지털 미디어 설치 전(왼쪽)과 후1)(오른쪽)

“흥미로운 수장고 탐구: 어떻게How, 무엇을What”(3·8수장고)
3・8수장고의 디지털 미디어 영상은 수장대 전체의 실루엣이 드러나면서 시작된다. 나란히 줄지어 있던 수장대가 좌우로 크게 열리고 회전하면서 수장대에 소장품이 격납된 모습을 보여준다. 수장고 내 실제 격납 상황과 소장품의 용도와 기능 등을 고려하여 각 수장고의 대표 소장품을 선별하고 소장품을 다각도로 고화질 촬영한 이미지를 맵핑하였다. 소장품의 용도를 쉽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화로에 숯을 담거나, 표주박에 물을 담는 등의 효과를 연출하고, 영상은 격자 패턴과 라인 그래픽을 사용하여 관람객이 직접 소장품을 탐색해보는 느낌이 전달되도록 구성하였다.

 

“슬기로운 수장고 생활”(7수장고)
7수장고의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는 수장고 내 벽면을 활용한 프로젝션과 투명 디스플레이를 연동하여 슬기로운 수장고 생활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였다. 투명 디스플레이에 등장하는 3D 디지털 큐레이터는 소장품 등록부터 재질별 실측, 포장, 격납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영상 속에는 소장품 등록팀을 모티브로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주요 작업 과정의 에피소드를 재치 있게 함께 수행하며 수장고 내부에서 진행되는 업무와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생동감 있는 박물관, 살아 숨 쉬는 개방형 수장고를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도구의 다각적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의 활용”은 화려한 기술적 표현에만 갇히지 않고, 관람객과 상호 작용하며 관람 경험을 확장시켜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수장고라는 닫힌 환경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관람객과 소통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 출입이 제한된 수장고 내부 환경과 소장품 정보를 주제로 프로젝션 맵핑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수장고 중앙 유리면에 투명 프로젝션 필름 처리를 하여 후면 프로젝션 투사 방식을 선택하였다.


글 | 황경선_유물과학과 학예연구사, 장지정_유물과학과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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