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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3

호랑이가 돌아왔다, 영상으로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이하여 우리나라 호랑이의 다양한 상징성을 전달하기 위한 실감형 미디어 전시 《호랑이 神나다》2022. 4. 6.~7. 4.를 개최하였다. 두려움과 경외심, 용맹함, 친근함 등 다채로운 호랑이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영상 미디어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호랑이 神나다》라는 제목에서도 나타나듯이 이번 실감형 전시는 호랑이의 신성성과 호랑이의 활약상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보여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물론 앞서 개최한 호랑이띠 특별전《호랑이 나라》, 2021. 12. 22.~2022. 3. 1.에서도 신성하게 여겨져 온 우리나라 호랑이의 여러 상징을 관련 유물 등 다양한 자료로 선보였다. 반면 이번 실감형 전시는 실물 자료가 아닌 프로젝션 맵핑 기법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이라는 방법으로 관람객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또한 호랑이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배경음악은 물론 호랑이의 울음소리 등 음향효과에도 신경을 썼다.

전시공간인 기획전시실2는 중앙에 두 개의 기둥이 자리하고 있어 시야를 차단하는 단점이 있지만, 두 기둥의 사이에 망사로 된 천을 설치하고 이곳에도 프로젝터로 영상을 연출하였다. 이렇게 하면 시야를 완전히 가로막지 않으면서도, 영상을 연출할 수 있는 하나의 벽면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이 중앙벽면에는 호랑이와 액운을 상징하는 얼굴이 몇 번 포인트로서 등장하여 입체감을 살리는 용도로 활용되었다. 전시는 크게 감상형 콘텐츠와 체험형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는데 감상형 콘텐츠는 산신 호랑이의 활약을 주제로 한 프로젝션 맵핑이며, 체험형 콘텐츠는 조선시대 혼례식을 배경으로 하여 호랑이가 표현된 다양한 유물을 소개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이다. 감상형 콘텐츠의 호랑이가 액운을 쫓아내며 산신山神으로서의 영험하며 용맹스러운 이미지를 나타낸다면, 체험형 콘텐츠의 호랑이는 사람들의 곁에서 머물며 액운을 막아주는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표현되었다.

 

감상형 콘텐츠는 세부적으로 다시 세 개의 장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장은 의도적으로 각기 다른 작화로 구성하였다. 첫 번째 장은 호랑이가 탄생하고 숲의 생명을 일깨우는 내용으로, 신비로운 느낌의 파스텔톤 색감으로 구성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액운들이 사방을 가득 메우자 이를 호랑이가 물리치는 내용으로, 강렬한 네온 컬러를 사용했다. 세 번째 장은 조선시대의 가옥을 배경으로 사람들의 곁에서 함께하는 호랑이들에 관한 내용으로, 집 주변을 걸어 다니는 거대한 호랑이가 마을을 지켜주는 산신으로 좌정하는 모습도 담았으며, 친근한 느낌의 2D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감상형 콘텐츠의 세 번째 장을 활용하여 좀 더 다양한 호랑이 관련 유물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여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혼례식 장면 속에는 총 8종의 호랑이 유물이 등장하며, 관람객이 이를 찾아 터치하면 유물 속 호랑이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여 보는 재미를 준다. 이 유물들은 모두 국립민속박물관의 실제 소장품을 표현한 것으로, 옛 사람들의 생활 속에 다양하게 표현된 호랑이를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요즘의 관람객에게 화려한 실감형 미디어 전시는 더 이상 새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가 단순히 눈과 귀를 사로잡는 미디어 영상의 감상에서 끝나지 않고 호랑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단군신화에 의하면 우리는 곰의 후손이라는데 왜 예로부터 호랑이를 산신으로 여겼으며 호랑이를 표현한 유물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등 우리와 호랑이의 관계는 생각해 볼 점이 아직 많다.


글 | 이주홍_전시운영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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