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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不老口

추억 한 그릇, 수제비

수제비
수제비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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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수제비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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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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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수제비
수제비
수제비
글·그림_ 신예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여행과 음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으로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여행자의 밥 1, 2〉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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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의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1. 강유나 댓글:

    제가 첫째라 유치원을 보내려면 새벽에 줄을 서야한다는걸 몰랐던 ㅡ그동네는 그랬음ㅡ엄마가 아침에 등록하러가서 실패하고 오셔서 유치원 못간다고 시무룩해져있는 저를 보고 한그릇 뚝딱 해주셨던 수제비. 그때 이후로 저는 밀가루음식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2. Ame 댓글:

    어릴 때 수제비를 식구들 중에 저 혼자만 싫어했어요. 제가 생각해도 특별한 이유는 딱히 없었죠,
    면도 좋아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식구들이 수제비를 먹을 때 전 그냥 밥을 먹거나 엄마가 일부러 저 하나 때문에 만든 분식을 먹곤 했죠.
    나이가 들고 이유도 불분명한 편식버릇이 없이진 후 먹게 된 엄마표 수제비는…
    그 어린 시절 내가 놓쳤던 수제비가 아쉬워질 정도로 맛있더라구요.
    지금은 엄마가 수제비 만드시면 냄비 옆에서 수제비 뜨기를 돕기도 합니다.
    수제비를 안먹어서 엄마가 귀찮게 또다른 요리를 해야 했던 맏딸인 저와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요.
    아직은 요리 솜씨가 없어서 직접 해먹어보진 않았지만, 엄마 레시피를 받아서 엄마 맛을 재현해보고 싶어요.

  3. 김정민 댓글:

    어린시절 별미로 엄마가 해주셨던 수제비~ 옆에 쫄래쫄래 따라다니면 반죽은 제가 할 수 있도록 해주셨는데(실은 엄마가 다하고 조물조물거리기만…) 요리사가 된 기분으로 우쭐하곤 했습니다.
    냉동실에 잠시 넣어두었다가 차가워진 반죽을 같이 떼어 넣을때 쾌감! 고사리손으로 너무 두껍게 넣어버려도 왕수제비, 욕심쟁이수제비 라고 웃으면서 놀이처럼 만들던 추억의 요리입니다. 맛도 끝내주는 엄마표 수제비! 지금도 침이 꼴딱 넘어갑니다.

  4. 박용희 댓글:

    어릴 때 만화영과 ‘플란다스의 개’를 즐겨보았습니다.
    주인공인 네로와 할아버지는 식사로 건더기가 조금 있는 하얀색의 스프를 먹는데 맛있어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모양이나 색은 영락없이 어머니가 해주시던 수제비 색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수제비를 해주시면 동생들과 함께 플란다스의 개의 한 장면을 만들어보자고
    상을 펴고 베개를 의자라며 깔고 앉아서 네로가 스프를 먹는 모양새를 흉내내며 먹곤 했지요.

    우리는 자주 수제비 스프를 먹고 싶었지만 가난해서 어쩔 수 없이 먹여야 했던 어머니 입장에서는 마음 아픈 일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가능한 수제비를 안 해주고 싶어하셨고 우리 형제들은 자주 먹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외출하시는 날에는 우리끼리 몰래 곤로에 불을 붙이고 물을 끓이고 대충한 밀가루 반죽으로 수제비를 끓여먹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제대로 끓지도 않았는데 반죽을 넣어 바닥에 가라앉기도 하고, 죽처럼 되기도 하는 등
    제대로 된 수제비를 만드는 데는 오래 걸렸지만 어느새 수제비만은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밖에 나가서 볼일을 보던 어머니는 어디서 불자동차 소리가 나면 우리가 불을 내는 건 아닌지 걱정하셨다고 합니다.

    1970년대 말…제가 초등학생(그때는 국민학생이라고 불렀습니다)인 시절의 이야기이니 4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절의 이야기네요. ^^;;

    가난한 시절의 추억이지만 우리 가족은 여전히 수제비를 좋아합니다.

  5. 신윤숙 댓글:

    수제비는 우리집 단골 메뉴였지요. 수입이 변변치 않았던 아버지와 한창 클 때라 먹성좋은 여섯 딸. 여덟 식구의 한 끼를 해결하기에는 수제비만 한게 없었던가 봅니다. 멸치국물에 김치를 썰어 넣고 끓인 후 찬 밥을 풀어 넣습니다. 밥이 죽이 되도록 팔팔 끓인 후 수제비를 뜯어 넣어 푹~ 끓입니다. 양도 늘리고 맛도 좋아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먹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먹을 것이 충분치 않았던 시절, 무엇인들 맛이 없었을까요?졸깃졸깃 씹는 재미에 배고픔을 달래주던 엄마표 수제비가 갑자기 그리워집니다.

  6. 권현숙 댓글:

    대부분의 엄마들이 집에서 부업을 하는것외에는 사회생활을 거의 할수 없었던 시절.. 몇원에서 몇십원하는 부업에 매달리느라 아이들 끼니를 챙기기힘들어하셨는데 그때 멸치육수에 숭숭썬 감자를 넣어 아침에 반죽해놓은 밀가루 반죽을 뚝뚝 띄워넣은 수제비가 엄마가 우리에게 해줄수 있는 간편한 식사였어요… 하루는 감자를 또하루는 호박이나 묵은김치를 썰어넣은 수제비 …. 지금생각해보면 일일이 챙겨줄수 없었던 엄마가 아이들에게 해줄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을 그렇게 표현하신것 같아요…

  7. 이향지 댓글:

    수제비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요. 이름도 가물가물한데… 어릴때 저희 집 건넌방에 세들어 살던 A예요. A는 그때 저보다 한 살 어린 12살이었는데도 아빠와 오빠의 밥상을 차려내는 야무진 아이였어요. A의 엄마는 집을 나가고, 열살 이상 나이 많은 언니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집에 들어오곤 했어요.
    하루는 A가 저에게 수제비를 끓여준다고 하는 거예요. 라면 스프 국물에 채소를 조금 썰어 넣고 수제비 반죽 동동 띄워 끓여주던 그맛. 사실 놀라웠어요 ^^ 한 살 어린 아이가 그런 요리를 해낸다는 놀라움, 그렇기 때문에 생겼던 안타까운 마음… 그걸 다 표현해서는 안될 것 같은 조심스러움… 또 왠지 모를 미안함…
    아마도 미안함은, 내게 밥을 차려줄 엄마가 계신다는 것 때문이었겠죠.
    지금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죠? A는 야무진 아이니까,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 그때보다 더 맛있는 수제비를 끓여줄 거라 믿어요.
    두 아이 키우면서 힘들다 느껴질때, 문득 A의 수제비를 떠올리는 저를 발견하곤 해요.
    그리고 속으로 말해봅니다.
    A야 그때 너 정말 멋져보였어! 너의 수제비는 잊지 못할거야.

  8. 위진 댓글:

    저는 한여름에 할머니표 ‘띤죽’을 먹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쯤이면 제 고향이 전라도인 건 눈치 채시겠네요. 특히 바닷가 전라남도 장흥이랍니다.

    머리를 쪽진 할머니는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시는 분이셨습니다.
    예닐곱살 꼬마애가 마당에 들어서면 항상 맨발로 토방을 딛으시며 반겨주셨어요.
    “오매, 우리 막둥이 왔냐이~~~잉”하시면서…

    그리고는 반지락 띤죽을 쑤어 주곤 하셨는데요…..(전라도에서는 바지락을 ‘반지락’이라고 해요)
    반죽을 띠어 넣기 위해 엄청나게 큰 가마솥 뚜껑을 옆으로 쓱 밀면, 하얀 연기가 엄청나게 올라와요.
    반죽을 넣기 위해서는 뜨거운 부뚜막에 앉아서 반죽을 띠어 넣아야 하는데, 할머니는 정말 땀을 펄펄 흘리면서 넣으셨던 것 같아요.
    그럼 어린 손녀딸은 이 빠진 얼굴로 웃으면서 “울 할무니, 선녀 같아. 하얀 연기 속에 있는 선녀!”라고 말하면,
    할머니는 이가 듬성등성 있는 얼굴로 해사하게 웃어주셨습니다.

    바닷가 근처라 해물을 사 먹었던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할머니와 쪼새를 들고 개펄에 가서 캐기만 하면 정말 많이 잡을 수 있었어요.(‘쪼새’는 바지락을 캐는 도구)
    아마도 할머니는 손녀딸을 기다리며, 반지락을 캐 놓으셨던 것 같아요.

    세월이 많이많이 흘러, 이제는 할머니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나의 할머니가 항상 세상을 바라보시던 그 자리. 정제 앞 신발독(부엌 앞 선돌)
    그리고 할머니의 ‘반지락 띤죽’ 맛은 선연하게 떠오릅니다.

  9. 신은찬 댓글:

    가장 생각 나는 엄마의 음식 중 하나는 수제비랍니다.

    어릴 적 비오는 여름날 멸치육수 끓이는 냄새가 나면 아! 수제비 주시려보다 라고 생각했지요.
    엄마의 수제비는 질게 반죽해서 숟가락으로 뚝뚝 떼어넣는 수제비였어요.
    오빠와 동생과 함께 그릇 속의 하얀 수제비 덩어리 갯수를 세어보며 자신의 것이 많다고 우쭐대기도 했어요.

    학교 탓으로 엄마와 떨어져 살면서 엄마가 보고싶으면 꼭 생각나는 음식이 몇가지 있었어요.
    그 중 하나가 수제비였어요.
    전화로 엄마께 수제비랑 뭐랑 뭐가 먹고싶어 한 후 방학때 집에 가면 엄마는 어김없이 수제비를 해주셨어요.

    아이엄마가 된 저는 아들아이에게 엄마 하면 생각나는 음식을 만들어주려 애쓰고 있답니다.
    함께 쿠키도 만들고, 떡도 만들고, 수제비를 뜯어보기도 하지요.
    아들도 엄마가 할머니를 기억하는 것처럼 엄마를 기억해주기를 바라면서요.

    요즘도 친정에 다니러가면 엄마는 꼭 수제비를 끓여주세요.
    수제비를 한 그릇 먹고 돌아오면 당분간은 엄마의 손길, 엄마의 사랑이 그리워지지 않죠.
    그래서 수제비는 제 힐링푸드 중 하나랍니다.

  10. 박혀선 댓글:

    중2때 학교에서 단체 야영을 갔었어요.
    친한 친구들기리 같은 텐트를 사용했는데 돌아가면서 식사당번을 하였죠.
    나에게 맡겨진 미션은 수제비!!!
    엄마가 해주는거만 먹어보던 나에겐 그나큰 시련이 ….. 친구들은 그냥 봉다리에 밀가르랑 물이랑 섞어서 하면 된다고 하며 주변을 다녔습니다.
    질퍽질퍽하게 만들어진 반죽을 눈물 뚝뚝 흘리면 끓는 물속으로 떼어넣었던 기억이 26년 지난 지금도 수제비를 볼때마다 생가기 나요,
    눈물 젖은 빵이 아니라 눈물 젖은 수제비를 처음 경험해본,,,,^^

  11. 오정수 댓글:

    어린시절 동사무소에서 배급 받아온 밀가루로 아버지께서 해주시던 수제비가 생각나네요.
    우리집은 고춧가루를 풀고 간장으로 간을 한 수제비였어요.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오늘은 수제비로 저녁을 할까싶네요…^^

  12. 김경민 댓글:

    평소에 밀가루 음식은 자주 안먹는 저인데… 미국에서 공부하는 남자친구를 만나러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니 남자친구가 하는 말이 가장 먹고싶은 한국음식이 수제비라고 하더군요. 코리아타운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음식이 수제비인가 싶어 직접 재료를 사서 레시피를 보고 처음으로 들깨 수제비를 만들어 보았어요. 반죽 뜨는 솜씨가 좋지 않아 투박한 모양으로 대충 빚어넣었지만 그래도 맛은 좋았답니다!!! 왠지 따뜻한 옛정과 넉넉한 인심을 대표하는 우리나라전통음식인 것 같아 먹으면서도 마음이 훈훈했답니다. 나중엔 부모님께도 한번 만들어 드려야겠어요!!!

  13. 서미영 댓글:

    우리 큰아들 어릴적 수제비만든다고 같이 만들자고 했더니 3살짜리 녀석이 좋아하며 팔짝팔짝 뛰고 빨리 만들자며 조르고
    그래도 그냥 한가지 색으로 만들기보다 여러가지색으로 조물거리면좋겠구나 싶어서 빨간색은 비트,주황색은 당근,초록색은시금치,보라색은 블루베리를 갈면서 내가 왜 사서 고생인가 싶기도 했지만 ㅋ
    그 색깔들을보며 신나서 조물거리던 ….자기가 만든거라며 연신자랑을 늘어놓고 또만들자며 몇일을 더 조르던 우리큰아이
    작은애 생기고 여러가지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이번주말엔 비트,당근,시금치를사서 만들어봐야겠다 갠적으로 블루베리는 맛이별로였으므로 이번엔 포도를 넣어볼까? 아님 가지? 이번엔 노란색도? 노란색은 단무지물로? ㅋ 내일장이서니 그곳에가서 이것저것 준비를 해봐야겠다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

  14. 안윤이 댓글:

    저희부모님은 그 당시에는 많지 않았던 맞벌이 부부셨기에 가사일을 돌보는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전 어려서부터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서 아주머니께 수제비를 해 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아주머니는 별도로 반죽하기가 번거러우셨는지
    부탁을 번번히 묵살하셨습니다.
    저의 외삼촌 댁이 멀지않은 곳에 있었는데, 그 곳에가면 수제비를 자주 해 드셨기에 수제비 생각이 날 때면 가끔 가서 얻어 먹던 수제비가 그렇게나 맛이 좋았습니다.

    이후 결혼하여 12평 아파트에 살며 동네 아주머니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가끔씩 돌아가며 한 솥씩 끓여 나누어 먹던 수제비가 생각이 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함께 모여 수제비를 끓여 먹는 재미를 모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세월따라 음식나눔이 없어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15. 이은선 댓글:

    72년생입니다.
    요즘은 거의 맛으로 수제비를 끓여 먹지만~
    제가 어렸을때는 쌀이 없어서 수제비를 먹은적이 많았습니다.
    너무 어렸을때라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어느날에도 쌀이 없어 엄마가 저와 제동생들에게 밥대신 수제비를 주셨었데요..
    남동생 둘은 잘 먹는데… 저는 찡찡 거리면서 잘 먹지 않았다고 해요… 아마도 자주 먹어서 질리고 밥이 먹고 싶었었나봐요
    엄마는 그런 내맘을 알기는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에..속상함과 미안한 맘으로 “언능 쳐먹어~~” 라고 소리를 지르셨데요~
    엄마가 소리를 지르니 제가 울면서 수제비를 먹었데요~~ 수제비를 다 먹고서 제가 엄마한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 나 다 쳐먹었어요~~” ㅋㅋㅋ
    저땜에 한바탕 웃으셨지요~~ 가끔 그때 얘기를 해주시네요~~ 없이 살던 시절, 자주 수제비로 끼니를 해결하던 그때~
    요즘은 너무 먹는게 넘쳐난다고 하셔요~~ 뭐든 버리지 말고, 농부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16. 이현규 댓글:

    결혼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가까이에 이모가 사셔 의지가 많이 되었지요
    24년전 임신했을때 이모댁에 가니 친정이 먼 저를 생각해
    제가 먹고 싶어하는 수제비를 새참으로 해주셨죠
    세아이를 출산때마다 임신하면 잘 먹는데
    출산만 하면 못 먹었어요
    그래서 임신때면 출산후를 생각해 더 잘 먹곤 했지요
    그날도 이모보다 훨씬 많이 먹었죠
    이모는 친정엄마 마음이 되어 잘 먹는 제가 흐뭇해
    자꾸 권하시고요
    남편 퇴근시간이 다 되어가 일어서려는데 앉아있을때는 모르겠는데
    임신한 배와 수제비 배로 너무 불러 일어서질 못하겠더군요
    부대끼거나 속이 편치 않거나 그런건 없는데
    일어서질 못해 더 쉬다 남편 퇴근 후 온 생각이 나요
    이모의 사랑으로 그후로도 오라해서 맛난것을 자주 해주셨지만
    그 수제비가 제일 생각나네요
    다양하게 맛난것을 많이 먹어서인지 그때 출산한 딸은
    호텔조리과 졸업해 그 분야에 종사하고 있답니다
    그 이후 동생들은 남편 직장 전근으로 지방으로 이사헤
    맛났던 수제비를 포함해 이모 음식을 맛보지 못했답니다
    그 이모가 이제 팔순을 앞두고 있네요
    다시 서울로 온라온 제가 가끔 안부인사 가면 지금도
    뭐라도 해주시려 하면 이모께 저는 수제비 해달라고 한답니다

  17. 고미옥 댓글:

    시골에 사시는 엄마는 수제비를 참 좋아하세요.
    특히, 감자와 호박이 풍년인 여름에 먹는 수제비를 좋아하신답니다.
    반면 아빠는 수제비보다 칼국수를 좋아하셔서, 엄마는 당신이 좋아하시는 수제비는 거의 끓이지 않으시고 아빠를 위해 칼국수를 만드시곤 했답니다.
    여름휴가때 시골에 내려가서 수제비를 끓여 드리거나, 엄마가 서울에 올라 오셨을때 수제비를 끓여 드리면 “내가 수제비를 참 좋아한다. 맛나다.”하시며 맛있게 드셔 주신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수제비만 보면 친정엄마 생각이 나요^^

  18. 유시연 댓글:

    재미있는 민속, 맛있는 민속이란 제목과 너무 잘 어울리는 기사네요.
    읽으면서 자꾸 입가에 미소가 떠 올랐어요.
    어린 시절 추억과 공유되는 것도 없고, 요리에 소심해서 시도도 잘 안하는 요리지만
    도전해보고 싶은데요.
    가족들과 밀가루 반죽 떼어가며 해봐야겠어요.

  19. 조정숙 댓글:

    쌀밥이 귀하던 시절
    엄마는 딸 다섯 아들 하나 6남매의 여름방학이면
    방학 중 거의 반은 점심으로 수제비를 만들어 주셨다.
    반은 삶은 국수 점심.

    자주 먹는 수제비에 물려서
    엄마가 밭에 나가 계시는 동안
    언니와 나는 떡국을 만들어 먹기로 하였다.

    수제비 반죽을 하라는 밀가루로
    반죽을 좀더 되직하게…돌돌 말아서 가래떡처럼 만들었다.
    호박 송송, 감자 송송, 멸치 국물을 만들어서
    드디어 가래떡, 아니 밀가루떡을 동그랗게 썰어 넣어서 수제비를 만들었는데…
    제대로 치대지 않아서인지
    아뿔싸!
    이건 떡국도 수제비도 아닌 이상한 음식이 되어버렸다.

    밭에서 돌아오신 엄마는 맛을 보시더니
    “아이구 우리 딸들이 아주 맛있는 별식을 만들었구나!” 하시면서 아주 맛있게 드셨다.
    딱딱한 떡인데도 아주 맛있게 드시던 엄마!

    그 다음부턴 엄마가 수제비를 끓여주시기만 하면 우리들은 군말 없이 아주 맛있게 먹었다.

    여름에 “수제비”를 보면
    엄마가 끓여주시던 수제비 생각이 난다.
    40년도 더 지난 지금
    엄마의 수제비 맛이 아직도 생생하지만
    엄마처럼 맛있는 맛을 내기는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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