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소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우선 저는 나의 애장품 만들기 상반기 교육을 준비하면서 처음 소반을 접하게 되었어요. 저는 소반을 그저 막연하게 작은 상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소반은 생각보다 우리의 생활에서, 또 현재에도 늘 가까이에 있었어요. 소반은 우리나라 좌식 생활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방 가구로, 식기를 받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뿐만 아니라 부엌에서 사랑채·안채로 옮기 쟁반의 기능도 했다고 합니다. 지역에 따른 제작방식과 상판 형태에 따라 소반은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개다리소반’도 다리 모양이 ‘개의 다리와 비슷하다’는 의미로 한자어로는 ‘구족반狗足盤’이라고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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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전라남도 나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나주는 나주 배, 나주 곰탕같이 먹는 것 외에도 역사적으로도 나주지역의 학생독립운동으로도 유명하지요. 무엇보다도 오늘의 주제와 관련해서 ‘나주반’으로도 유명하답니다. 나주반은 화려한 꾸밈새는 없지만 단순하고 소박한 모양에 견고하고 튼튼한 짜임으로 붉게 피어 오른 부드러운 광택의 옻칠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상판 형태는 장방형이거나 다각형이지만, 박물관에서 만드는 나주반의 상판은 원형으로 제작합니다.

 

국가무형문화재가 직접 와서 소반 제작시연을 보이고, 또 가르쳐준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듯 합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김춘식 선생님이 국립민속박물관에 직접 오셔서 나주반에 대해 강의와 시연을 선보이십니다. 소반장 김춘식 선생님은 광복 이후 거의 형태가 사라져가던 나주 소반의 맥을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계셔서 우리 박물관에 모시게 된 것도, 여러분께 소반제작교육을 소개하는 것도 매우 뜻 깊습니다.

 

나의 애장품 만들기 교육프로그램은 4월 8일, 6월 17일, 7월 15일 오전·오후 각각 3시간 교육과정으로 총 6회로 기획되었습니다. 단일 교육이라 3시간만 들으면 나만의 소반이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이 기회 놓칠 수 없겠죠?!
많은 분들도 저처럼 똑같이 생각하셨는지, 어머! 이 교육은 꼭 들어야 해! 라는 느낌으로 전화문의 및 온라인 교육 신청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전화 한 통이 끝나면, 곧바로 또 다른 전화가 따르릉, 대기 신청인원만 하더라도 교육일별로 10명은 가뿐히 넘었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자, 교육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들어온 질문은 무엇일까요?
나주반 제작 크기를 알기 전 → ‘정말 교육시간3시간동안 만들 수 있나요?’
나주반 제작 크기를 알게 된 후 → ‘정말 교육시간3시간동안 만들 수 있나요?’
두 질문의 뉘앙스 차이는 ‘가능성’에 있었습니다. 전자의 질문은 ‘진짜 나주반을 다 만들기에 3시간은 짧지 않을까’하는 뉘앙스를 띠었다면, 후자의 질문은 ‘3시간이나 걸린다고?’ 하는 뉘앙스를 띠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질문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물론 정식으로 나주반을 만들기 위해선 며칠이 걸리기도 하지만, 박물관에서 나주반에 대해서 배우고 직접 제작과정을 체험하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족대와 상판의 형태, 다리는 이미 제작되어있는 상태에서 약간의 톱질과 조립과정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3시간동안 충분히 가능합니다.”라고 안내를 해드렸죠. 이렇게 말씀을 드려도 대부분 약간의 의심은 거두지 못하고 전화를 끊으셨죠. 아마 그분들은 교육일에 오시기 전까지 앞으로 겪게 될 교육에 대해서 상상조차 못하셨겠죠?

 

대망의 첫 교육일 4월 8일, 교육 신청해주신 분들이 빠짐없이 참가해주셨어요. 모두 소반장 선생님을 만나 뵐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눈빛이 엄청나게 초롱초롱! 본격적인 소반 교육에 들어가기에 앞서,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실 2관에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소반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시 해설 관람 이후 다시 교육장소로 돌아와 김춘식 선생님의 소반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소반장의 길을 걸어오시기까지의 선생님 인생 전반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주반에 대한 애정, 지속적으로 전승되어가길 바라는 염원까지 주옥같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도 한 마디도 빼놓지 않고 집중해서 들었답니다.

 

이어 본격적으로 소반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나주반 전수자인 김영민 선생님으로부터 소반을 구성하는 운각, 족대, 다리 등 준비된 재료의 명칭과 제작 및 조립 방법을 설명듣고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김춘식 선생님은 교육생의 자리를 돌아다니시며 교육생 한 명, 한 명의 제작 과정을 꼼꼼히 봐주셨어요. 매의 눈으로 제대로 길이를 재서 연필로 표시하는지, 일정한 간격으로 톱질을 하는지 등 교육생들의 제작과정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보시며 실수하고 있는 부분은 직접 시범도 보여주시고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천판 밑 부분에 끼우는 운각에 톱질하는 과정을 많이 어려워하시고 힘 조절이 잘 안되어서 부러뜨리시는 교육생들을 여럿 보았답니다. 모두들 톱질은 처음이어서 그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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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 분들은 상판 27센티, 높이 19센티밖에 되지 않는 작은 소반이 만들기가 3시간이 걸리냐고 하시며 자신만만하던 모습을 기억할까요? 점점 교육생들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졌죠. 아직 더운 날씨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하하 호호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말소리도 들리지 않고, 오로지 슥삭슥삭 톱질하는 소리만이 들렸던 교육장에는 다리를 조립하는 과정에 들어서야 다시 힘찬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장 앞쪽에서 김영민 선생님이 다리와 족대를 연결하는 망치질 시범을 보이시고, 그에 맞춰 교육생들도 준비된 망치를 들고 같이 리듬에 맞춰 쿵쿵쿵 나무못을 박았답니다. 이렇게 오전과 오후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교육생들은 작은 소반이라고 얕봐서 안 된다며 모두 혀를 내두르면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웃으며 돌아갔습니다. 교육 전 길게만 느껴졌던 3시간 교육시간이 언제 이렇게 빨리 흘렀냐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참에 옻칠 방법까지 가르쳐달라고 하시며 소반 제작에 푹 빠진 교육생들도 많았습니다. 몇몇 교육생들은 난생 처음 장인과의 만남에 기뻐하며 완성된 소반에 김춘식 선생님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마치 연예인 팬미팅 현장 같았답니다. 생전 처음 경험한 톱질과 조립의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자기 소반에 대한 애정이 많이 깊어졌나 봐요. 교육생들은 만든 소반을 보자기에 고이 싸서 두고두고 소중히 보관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돌아갔습니다.

 

현재 4회 남은 <나의 애장품 만들기>교육은 신청이 마감되었지만, 혹시 모를 취소자 발생으로 자리가 생길 수 있으니 오늘 전화로 대기접수신청을 해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날 좋은 6월과 7월, 소반장과 함께하는 나의 애장품 만들기, 오늘 소반 하나 어떠세요?

 

글_나훈영 │ 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 학예연구원
http://bit.ly/2r1PD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