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는 한 지역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생활용구다. 바구니 생활문화는 다른 곳에서 유입된 것이라기보다는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 자연과 접촉을 통하여 이루어낸 문화다. 태국에도 우리의 그것과 비슷한 바구니, ‘따끄라[따까,ตะกร้า]’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바구니,
태국에서는 따끄라

 

2011년 우승하 큐레이터는 태국 바구니를 수집하기 위해 직접 태국으로 떠났다. 조사 지역은 고산족이 다수 분포하는 태국 북부지역의 치앙마이ChiangMai. 이곳은 태국 수공예 중심지로 바구니를 비롯하여 은세공, 목각, 도기, 우산, 칠기 제조가 발달한 곳이다. 그는 치앙마이에서 파봉PaBong, 로이찬Roi Chan, 싼깜펭San Kamphaeng, 반타와이Bantawai, 뽕옝마을Pong Yeing, 몽족, 반퉁Baan Tong Luang 등 6개 마을을 중심으로 바구니를 수집하고 제작과정과 변화양상을 다양하게 살펴보았다.

 

“태국에서 바구니의 명칭은 ‘따끄라’이며, 일상적으로는 ‘따까’라고 부릅니다. 따까는 손잡이가 있는 바구니였으나 현재는 바구니를 통칭합니다. 바구니의 명칭을 부를 때는 ‘따까’의 뒤에 재료명을 붙여서 부르는데, 가령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를 부를 때는 ‘따까파이’라고 합니다. ‘파이ไม้ไผ่’는 태국어로 대나무를 의미하지요. ‘따까와이’이라고 하면 라탄(와이หวาย)으로 만든 바구니를 가리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나무로 엮어 만든 바구니를 대바구니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죠.”

 

다양한 고산족이 분포하는 태국 치앙마이 지역에서는 곡물과 도시락 등을 운반하거나 시장에서 난전亂廛, 거리에 벌여놓은 좌판으로 활용할 때 바구니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끈, 어깨끈, 손잡이 등을 매달아 운반이 가능하도록 만든 운반용 바구니는 ‘가봉Gabong’으로 통칭하며, 그 형태나 용도 등에 따라 ‘빼-Pae’, ‘퉁Tung’, ‘삔-또Pin To’ 등으로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조사를 했던 마을 중 파봉마을은 치앙마이로부터 남동쪽으로 약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지역입니다. 이곳에는 바구니를 전문적으로 주문 제작하는 ‘메키오 컹 루앙MaeKeaw Kong Luang’이라는 조직이 있는데요. 60~80세 연령대 20여 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파봉 마을에서 제작한 바구니는 전국적으로 유통되며, 2009년 유네스코 바구니 제작 워크숍에도 참가할 정도로 명성이 높습니다.”

 

바구니를 제작할 때는 주로 대나무를 재료로 사용하는데, 꺼꼰바닥짜기, 깐산옆면짜기, 쏜박테두리마감, 우왕손잡이 등 대를 엮는 과정을 거친다. 남자를 중심으로 가사에 필요한 종류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나 파봉마을은 남녀가 분업을 통해 제작을 하고 있다. 남성들은 대나무를 자르거나 가르는 일, 대나무 쪽을 다듬는 일, 테두리와 손잡이를 만드는 일 등 다소 힘이 필요한 작업을 하고, 여성들은 섬세한 성격을 이용하여 바구니를 엮는 일을 중심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흔하디흔한 바구니에
그 지역의 생활문화가 담겨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사용하는 바구니는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하여 복식 등 생활용품과 곡물, 물고기, 과일, 나물 따위를 담는 용도로 쓰인다. 각 가정마다 바구니가 하나씩 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생활필수품으로 사용되어 왔다. 태국도 마찬가지로 고산지대와 농촌지역은 물론 도시민들에게도 필수 생활용품으로 바구니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차이점은 신분 차이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는 것이다.

 

20170411_C012

태국바구니 크라붕(Krabung) _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소위 말하는 상류층에서는 바구니를 액세서리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떠올리는 바구니 크기가 아니라 작고 촘촘하게 만들어서 명함지갑으로 쓰거나 보석함으로 사용합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곡물이나 물고기, 과일 등을 담거나 운반하는데 주로 쓰는데 원래 바구니의 목적대로 사용한다고 할 수 있지요. 재미있는 것은 아이를 재우는 요람으로 큰 바구니를 사용하기도 하고, 남자가 여자에게 청혼개념으로 바구니를 정성껏 만들어서 선물한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흔하게 사용되는 바구니는 그 지역의 생활문화를 온전히 살펴볼 수 있는 민속 중 하나다. 우승하 큐레이터가 태국 바구니를 추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 지역의 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바구니는 너무 흔해서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그 지역을 대표하는 민속의 하나이기도 한 것이다.

 

“태국에서 바구니는 수 세기 동안 수공예품의 대표격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바구니 제작기술은 삶의 필수 조건이기도 했지요. 따라서 바구니는 그 전통성을 연구하는 데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구니를 제작할 때 사용되는 절단칼밋파, 다듬칼밀라우, 송곳렉렘, 숫돌힌랍밋, 각쇠렉떠이 등 전통도구들도 지역성과 역사성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민속품들입니다.”

 
 

한 나라, 한 지역의
삶과 역사를 전하는 박물관의 역할

 

그렇게 수집된 280여점의 태국 바구니들은 2012년 국립민속박물관 ‘새로운 자료와 보존처리’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선보여졌다. 단순한 자료 수집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사용하고 있는 바구니 실태와 제작과정, 변화양상 등을 연구한 결과물들은 영상으로도 공개되었다.

 

“박물관에 외국인 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태국 바구니 전시회 때 한 태국인 분이 ‘따끄라다!’라고 반가워하시더라고요. 그 분과 몇 마디를 나누었었는데 자신의 나라의 민속품이 한국에서 전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셨습니다. 바구니 하나가 그 나라의 생활상 전부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분명 그 안에는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바구니는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어 남아 있기 어렵고, 가장 빨리 사라지는 자료들 중 하나다. 그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도 알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태국의 바구니들의 역사와 지역성, 생활모습, 제작과정 등을 조사하고 작은 전시로 연결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박물관에 존재하는 이유 아닐까?

20170411_E_01

2012년 3월 7일~4월 30일 「새 자료와 보존처리」 전시 코너에서 열린
<세계 민속자료 - 태국 바구니[따끄라,ตะกร้า]> 전시
 
 
| 학술지 <생활문물연구 제28호> – PDF

 

인터뷰_ 우승하 |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학예연구사
글_ 편집팀
http://bit.ly/2oXnB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