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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쥐

동그란 눈과 볼록한 볼 주머니를 지닌 햄스터는 귀여운 동물이다. 몸집이 자그맣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반려동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과자 한두 봉지 값이면 입양할 수 있기에 호기심이 사라진 이후 방치되거나 유기되는 경우도 많다. 김정희 수의사는 작다고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생명의 무게를 알리기 위해, 생명을 책임지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2014년에 햄스터 돌봄 가이드「햄스터」를 저술한 것. 햄스터의 생태적 습성에 대한 지식과 오랫동안 햄스터를 돌본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쓴「햄스터」는 여전히 햄스터를 기르는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Q 수의사로 근무한 지는 얼마나 됐나?
김정희_임상 수의사로 7년을 근무했고 지금은 비임상 수의사로 동물 약품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의사라고 하면 보통 동물을 진료하는 모습만 생각하는데 다른 분야의 일을 하는 비임상 수의사도 있다.

Q 강아지, 고양이 등 대표적인 반려동물 중 특별히 햄스터를 주제로 책을 낸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정희_많은 반려동물 중 햄스터는 비교적 입양 비용이 적고 몸집이 작아 어린이들이 처음 만나는 반려동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처음 키우는 반려동물의 경우, 제대로 기르는 방법을 몰라 방치하다 죽게 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하면 비뚤어진 생명관을 갖기도 쉽다. 그래서 아이들이 제일 먼저 만나는 동물일 햄스터를 제대로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김정희 수의사는 오랫동안 햄스터를 돌본 경험을 살려「햄스터」를 발간했다.

Q 햄스터를 직접 키운 적이 있나?
김정희_14년간 7마리의 햄스터를 키웠다. 1996년에 키운 첫 햄스터의 이름은 ‘아지’와 ‘수지’였다. 새끼를 낳았으나 한 마리만 남았고, 눈도 뜨지 못한 채 죽었다. 제대로 기르는 법을 알지 못했던 시절에 상처로 남은 기억이 책을 쓴 계기가 됐다.

Q 책을 낼 때 마음가짐이 남달랐을 것 같다
김정희_햄스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좀 더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싶었다. 처음 2천 부를 찍으며 2천 마리의 햄스터라도 구하자고 생각했다. 지금도 꾸준히 판매되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이 햄스터를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

Q 햄스터는 어떻게 반려동물로 자리잡게 됐나?
김정희_햄스터는 1799년경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졌다. 그 후 동물학자 이즈라엘 아로니가 골든햄스터 어미와 11마리 새끼를 포획했다. 1년 만에 150마리로 개체 수가 늘자 실험실로 분양되었다. 실험동물로 사용되다 언제 반려동물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949~1950년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신문 광고에 햄스터 광고가 등장했고, 1951년에 햄스터 책이 출판된 것으로 보아 1940년대 중후반쯤 반려동물화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건강을 확인하거나 케이지를 청소하려면 햄스터가 사람 손에 익숙해지게 하는 ‘핸들링’이 필요하다.  사료 등을 이용해 손을 덜 무서워하도록 연습하는 게 좋다. 사진_김정희
건강을 확인하거나 케이지를 청소하려면 햄스터가 사람 손에 익숙해지게 하는 ‘핸들링’이 필요하다.  사료 등을 이용해 손을 덜 무서워하도록 연습하는 게 좋다. 사진_김정희
건강을 확인하거나 케이지를 청소하려면 햄스터가 사람 손에 익숙해지게 하는 ‘핸들링’이 필요하다.  사료 등을 이용해 손을 덜 무서워하도록 연습하는 게 좋다. 사진_김정희

Q 햄스터는 라는 사실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거부감을 가지고 반려동물로 접근하기 어려워한다.
김정희_‘쥐’라는 단어에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을 수밖에 없다. 쥐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망자를 낸 흑사병(페스트)을 옮기기도 했고, 지금도 많은 전염병의 매개체가 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 전염병을 막으려고 방학 숙제로 쥐꼬리를 가져오라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이런 우려는 모두 야생의 쥐 이야기다. 반려동물로서의 쥐는 야생에서 잡아 오는 것이 아니므로 전염병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구충을 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등 야생의 쥐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Q ‘햄스터가 새끼를 잡아먹는다는 말도 있더라
김정희_사실이다. 하지만 새끼를 먹는 행동은 햄스터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에게서 나타난다. 원인은 굶주림, 풍속, 공포, 생존 본능 등 여러 가지다. 특히 새끼를 낳은 어미가 새끼를 기를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 자주 나타난다. 새끼를 다른 포식자의 먹이로 넘기느니 다음에 더 건강한 새끼를 낳아 종족을 보존하겠다는 본능이다. 인간의 시각에서는 잔인하지만 자연에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햄스터의 동족포식cannibalism은 한 울에 너무 많은 햄스터를 길렀을 때 자주 발생한다. 독립 생활을 하는 햄스터가 좁은 공간에 많이 모여 있으면 생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햄스터가 그런 행동을 보이면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환경을 개선하도록 힘써야 한다. 잔인하다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새끼를 잡아먹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사람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Q 햄스터를 키우고 싶어하거나 이미 키우고 있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
김정희_햄스터는 영역 동물이다. 햄스터가 만족할만한 공간을 확보해주기 바란다. 충분히 운동할 수 있고 스스로 구역을 나누어 쓸 수 있는 공간. 햄스터의 몸집이 작다고 작은 공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 화장실을 정해서 가리며 잠자는 공간, 놀이 공간, 먹이 저장 공간을 따로 쓰는 영특한 친구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잊지 않고 관리해주는 자세다. 처음에는 좋아서 자주 들여다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리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햄스터는 탈주 본능이 있어 숨어서 쉴 수 있는 은신처를 여러 개 만들어놓는 게 좋다. 사진_김정희
햄스터는 탈주 본능이 있어 숨어서 쉴 수 있는 은신처를 여러 개 만들어놓는 게 좋다. 사진_김정희
햄스터는 탈주 본능이 있어 숨어서 쉴 수 있는 은신처를 여러 개 만들어놓는 게 좋다. 사진_김정희

Q 반려동물을 대하는 가치관이나 신념에 변화가 생긴 사건이 있나?
김정희_아이가 생기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임신과 출산 과정이 남들보다 조금 어려워 말 그대로 목숨 걸고 낳게 되었다. 원래도 동물을 좋아했고 동물의 생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엄마가 되고 나서 느끼는 생명의 무게는 더 무거웠다. 수의사로 근무하고 연차가 쌓이면서 중환자 동물을 많이 만나게 된다. 누군가가 애지중지 키운 반려동물이 내 손에서 마지막을 맞이할 때 괴롭고 견디기 힘들었다. 반려동물의 생명을 내 아이와 같은 무게로 받아들이게 됐다.

Q 아이와 햄스터가 함께하는 모습은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김정희_아이는 세 살 때 처음 햄스터를 만났다. 아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손으로 먹이를 주는 것만 허락했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과는 다르게 작고 여린 반려동물을 대하는 경험은 아이가 앞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준다. 햄스터가 불편해하면 행동을 멈춘다든지, 배려 의식을 배우게 된 것 같다.

Q 올해는 쥐의 해다. 우리가 배우면 좋을 쥐의 특성은 무엇일까?
김정희_쥐는 생태계의 최하층에 있지만 상황에 맞춰 진화하고 번식해 생태계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한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 생긴다. 올해만큼은 우리도 쥐를 본받아 본인만의 어려움에 적응하고 진화해 극복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_편집팀
사진_김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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