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맡아드립니다

추운 겨울을 피해 따뜻한 곳으로 떠나는 여행자를 위한 공항의 외투 보관 서비스는 달라진 우리의 겨울 풍속을 잘 보여준다.

마음만 먹으면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시대다. 점점 손쉬워지고 있는 해외여행 덕분에 이제 겨울에도 마음껏 따뜻한 태양을 쫓을 수 있게 됐다. 야외활동 또한 겨울의 제약을 덜 받는다. 겨울철 즐거움을 위해 여름부터 줄 서서 정기권을 구매해야 했던 스키장은 다소 한산해지고 SNS에는 해외 곳곳에서 수영과 서핑, 캠핑 등을 즐기는 이들의 사진이 ‘좋아요’를 기다린다.

이처럼 계절을 역행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공항에서는 새로운 겨울철 서비스가 생겼다. 따뜻한 지역을 여행할 때 불필요한 외투를 공항에 보관할 수 있는 ‘외투 보관 서비스’다. 항공사마다 승객을 위한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으며 맡기는 기간에 따라 무료로 혹은 소액을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최근 한 지역에 오래 머무는 ‘한 달 살기’ 유행과 함께 늘어나고 있는 장기여행객에게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가뜩이나 챙길 것이 많은데 겨울 외투는 캐리어의 부피와 무게 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공항의 외투 보관 서비스 덕에 짊어질 것도 포기해야 할 것도 줄어든다.

보관소에 두꺼운 코트를 내려놓으며 따뜻한 겨울을 홀가분하게 즐겼던 여행자들은 맡겨뒀던 외투를 걸치는 순간 혹독한 겨울의 무게를 실감한다. 며칠 잊고 있던지라 생소했던 외투는 공항 밖으로 나서자마자 몰아치는 바람 앞에 새삼 고마워진다. 여행으로 얻은 따뜻한 에너지 덕에 겨울의 일상은 조금 더 견뎌낼 만하다. 그렇게 힘을 내고 든든한 외투와 함께 겨울을 이겨내다 보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고 곧 봄이 찾아올 것이다.

글 | 편집부
일러스트레이션|이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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