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으로 본 국수 이야기

전통식 국수틀, 현대식 국수 기계 등 국립민속박물관의 국수 관련 소장품을 통해 국수를 생각해본다.

예로부터 면 만드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반죽을 엷게 펴서 여러 번 접은 후 칼로 잘라 만드는 절면법絶麵法과 반죽을 구멍 뚫린 틀에 넣고 밀어 넣어 면을 뽑는 압면법壓麵法일 것입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면 요리 중 칼국수 등이 전자에 속하고, 냉면이나 막국수 등이 후자에 속하겠지요.

도마와 칼

칼국수처럼 얇게 밀어 접은 반죽을 잘라 만드는 제면 방식은 그다지 큰 도구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틀에 넣은 반죽을 밀어내어 면을 만드는 방식은 나름 큰 도구가 필요합니다. 전통적으로 나무를 깎아 만든 국수틀이 사용되었는데, 솥을 걸어 물을 끓이고 그 위에 국수틀을 걸어 뽑아져 나오는 면을 바로 삶을 수 있도록 합니다.

국수틀_일제강점기

압력을 가하여 면을 뽑는 방식은 메밀이나 옥수수처럼 반죽을 만들었을 때 끈기가 부족한 재료로 국수를 만들게 될 때 많이 사용합니다. 틀에 넣은 반죽을 강한 힘으로 밀어 면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국수틀은 사람의 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렛대와 유사하게 생긴 긴 누름대가 달려 있습니다. 이 누름대 위에 사람이 올라가서 압력을 가하기도 하였지요.

엽서(국수 뽑는 모습)_일제강점기

현재 냉면이나 막국수를 뽑는 방법 역시 동일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함께 국수틀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막국수틀_해방 이후

기계식 자동 국수틀

면 반죽을 누르는 힘을 손쉽게 증가시키기 위해 톱니 등의 장치가 달린 기계식 국수틀이 등장하는 한편, 현재는 전동으로 압력을 가하는 국수틀이 막국수나 냉면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사용됩니다.

국수의 또 다른 형태로 일반 소매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소면’입니다. 소면은 밀가루 등의 반죽을 가늘게 뽑아 말린 것인데, 1809년 빙허각 이씨憑虛閣 李氏, 1759~1824가 지은 음식책인 『규합총서閨閤叢書』병과류에 ‘왜면’으로 소개된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본디 국수 반죽을 막대기에 감아 늘여 서로 붙지 않도록 면실유를 발라가며 가늘고 길게 뽑는 방식으로 만들지만, 현대에는 주로 기계식 제면기를 사용하여 가늘게 뽑은 뒤 널어 말리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국수 기계_현대

70년대 소면(국수) 포장지들_현대

요즘 국수는 대표적인 밀가루 음식으로 여겨집니다. 한국은 예로부터 국수를 만들어 먹어 왔지만 사실 밀가루가 국수의 주요한 재료가 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에 본격화되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UN의 원조로 많은 양의 밀가루가 구호품으로 보급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산지역의 유명한 ‘밀면’의 탄생도 당시 보급된 밀가루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전쟁 이후 피폐해진 식량난의 타개를 위하여 ‘혼분식장려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는데, 이와 맞물려 1963년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이 출시되기도 하였습니다.

구호품 밀가루 포대_현대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삼양라면)_복제품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 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국수류 소비량이 69.9그릇, 77kg(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17.12.28. 참고)이었다고 하니, 일주일에 한 번은 국수를 먹은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수는 이제 우리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식품이 되었습니다.

글_김창호│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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