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이 롱패딩

이제 겨울만 되면 5천만 국민의 외투는 롱패딩으로 수렴된다.

‘30년만의 강추위’였던 작년 겨울에 이어 올 겨울도 심상치 않다. 초겨울 추위가 벌써 이렇게 날카로우니 말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요즘처럼 흔하지 않던 시절, 북구北歐의 추운 나라를 여행하고 온 사람들은 입을 모아 얘기했다. “그곳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패딩을 입고 다녀. 마치 교복처럼.” 만화『먼 나라 이웃 나라』에 나오는 이야기 같던 외국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제 5천만 국민 모두가 겨울이면 롱패딩으로 ‘대동단결’ 한다.

 

롱패딩이 ‘국민 유니폼’으로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추위로부터 온몸을 막아줘 따뜻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이유는 롱패딩이 무척 ‘유행’하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에서 ‘롱패딩’을 검색해보면 코디네이션 방법, 롱패딩을 갖춰 입은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 ‘퍼fur가 들어간 롱패딩이 유행’이라는 등의 정보를 쉽게 만나게 된다. 예전에는 ‘애벌레 같다’는 소리를 듣는 걸 감수하고 보온을 위해 롱패딩을 입었다면, 요즘 롱패딩을 입은 수많은 젊은이들은 롱패딩도 이렇게 멋지게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롱패딩이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90년대 중반에도 반짝 유행했었다. 그땐 주로 대학교의 학과나 연예인 팬클럽 등에서 단체로 똑같은 롱패딩을 맞춰 입고 유대감을 드러내곤 했다. 롱패딩은 티셔츠나 점퍼처럼 똑같은 옷을 나눠 입고 유대감을 느끼기에 좋은 패션 아이템인 것이다. 그때와 비교하자면 요즘 롱패딩을 통한 유대감은 거의 전 국민이 공유하는 셈이다.

 

이제 연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롱패딩 안에서 마음까지 따뜻하게 녹이는 겨울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일러스트레이션_이우식
글_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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