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나누고, 시간을 공감하다

기증자들의 소중한 생활문화 자료를 통해 기억을 나누고 공감하는 2018 기증자료전 「기억의 공감共感

국립민속박물관은 해마다 기증 받은 대표 자료들을 모아 소개하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92명의 기증자가 3천8백37점의 소중한 생활문화 자료를 기증했고, 올해 역시 그 중 대표적인 자료 1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생활문화 자료들을 통해 우리의 기억을 함께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기억의 공감共感」 기증자료전을 준비한 장성욱 학예연구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이번 기억의 공감共感기증 자료전에 대해 소개해 달라.

장성욱 학예연구사이하 장성욱_국립민속박물관이 국내 최대 규모의 대표적인 생활사박물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기증자들의 끊임없는 기증이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92명의 기증자로부터 3천8백37점이라는 소중한 자료를 기증받았습니다. 이번 전시 역시 한 해 동안 기증 받은 여러 기증품들 중 100여 점의 대표작을 전시함으로써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그 시대를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Q.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장성욱_기증자료전의 성격은 ‘기획전’이나 ‘특별전’이라기보다는 일 년 단위로 자료가 업데이트 되는 ‘교체전’에 가깝습니다. 보통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일관성 있게 스토리를 끌고 가는 기획전이나 특별전과 달리 기증자료전의 자료의 시대적인 범위도 넓고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주제를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기억의 공감共感」이라는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기증자와 같은 시대를 산 사람들이 전시장을 돌아보며 그 시대를 함께 기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었습니다. 그것이 기억이든 추억이든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기증품에 담긴 기증자의 추억에 관람객의 새로운 기억이 더해진다면자료는 하나지만 그 자료에 담긴 히스토리는 무척 다양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이번 전시의 대표적인 전시품은 무엇인가?

장성욱_2017년의 경우 조선 후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자료들이 기증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견짓대(서병원·남원자 기증), 분합문(신좌섭 기증), 제사상(이원재 기증), 삼층농(장경호·장신자 기증)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견짓대는 견지낚시를 할 때 사용하는 민물 낚시도구 중의 하나입니다. 견지에 낚시줄을 감고 이것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낚시대인데 이번에 견짓대뿐 아니라 낚시 바늘, 낚시 줄, 물고기 담는 통, 미끼통, 방한용품까지 견지낚시와 관련된 자료를 무려 1천여 점이나 기증해주셨습니다. 기증자께서 후대에 우리 민족이 어떤 지혜를 가지고 민물낚시를 이어왔는지 그 흔적을 체계적으로 모아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오랜 세월 수집했던 자료들을 기증해주신 것입니다. 예전에 활성화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라져 가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단절되기 전에 자료를 기증 받았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입니다.

 

또 삼층농의 경우 1911년생인 기증자의 어머니가 결혼할 당시 구입한 혼수품으로 3남 4녀를 키웠던 어머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상단에 부착된 거울은 1930년대 제작된 삼층농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사상 역시 강릉 선교장 이내번1703~1781 집안에서 7대조 때부터 내려와 2백여 년간 사용해왔던 제사용품으로 강원지역 사대부 집안의 제사 모습을 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입니다.

 

 

Q.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장성욱_이번 전시 대표작 중의 하나인 ‘분합문’이라는 자료가 있습니다. 분합문은 대청마루 앞으로 한 칸에 네 짝씩 드리는 긴 창살문인데 기증자의 어머니인 전 짚풀생활사박물관 인병선 관장님이 수집한 전통 창호 182점을 기증해 주셨습니다. 이 분합문의 경우 1970년 농촌 근대화 작업으로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전통 가옥과 사찰의 문을 힘들게 수집한 것을 기증해 주셨는데, 개인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곳에서도 얼마든지 빛을 발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증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기증과 기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Q. 기증품 중에서 전시품을 1백여 점으로 가려 뽑은 기준은 무엇인가?

장성욱_전시품을 선별할 때 가장 크게 비중을 둔 부분은 대표성입니다. 견지낚시의 경우 대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낚싯대와 물고기 담는 통, 미끼 통 등 세 가지로 압축한 것처럼 다른 전시품들 역시 기증자와의 인터뷰 자료를 토대로 대표성을 가진 전시품을 선별했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전시공간이 협소해 많은 기증품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증자와 기증품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전시공간이 협소해 많은 자료들을 모두 전시할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Q. 1964년부터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약 5만 점의 자료가 국립만속박물관에 기증되었다. 이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수집한 전체 자료 중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가?

장성욱_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체 자료는 16만여 점입니다. 그 중에서 기증 자료가 5만 여점이 넘으니까 비중이 약 31%에 달하는 아주 방대한 양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우리의 생활문화를 연구하고 전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활사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 기증 자료들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장성욱_기증자료전을 준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증자들로부터 연락을 받아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 분들과 일일이 접촉하면서 기증품을 인수하고 심의를 거쳐 기증 처리하는 과정들을 진행하다보니 전시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다소 부족했습니다. 하나의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해 오픈하기까지 그 전시가 크건 작건 기본적으로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되는데, 10월 오픈 일정을 빠듯하게 맞추느라 애를 좀 먹었던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성욱_한 사람이 살아온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기증품은 훗날 우리의 생활문화를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박물관은 미래를 담는 그릇’ 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것은 결국 민속이 되어 미래로 전해집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기증자들의 기억을 공감하고, 기증이라는 문화가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물건으로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글_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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