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서 먹으리랏다

카페든 레스토랑이든 요즘은 양옥보다 한옥이 더 인기다.

한옥은 ‘허물어야 하는 집’이자 ‘어쩔 수 없이 사는 집’이었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고 불편한 집. 한옥에 사는 사람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집안이 얼마나 따뜻한지 겨울에도 반팔 옷을 입고 돌아다니고, 신발을 벗자마자 집 안으로 들어가고, 화장실도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고, 천정에서 흙먼지 떨어질 일도 없으니 말이다. 한옥의 불편함을 열거하자면 한 시간으로도 모자랐다.

 

그런 한옥이 달라졌다. 한옥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한옥을 보는 우리의 시선이 바뀐 것이다. 집을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주거의 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옥의 장점과 매력에 눈을 떴다. 집을 이루는 모든 재료가 인체에 무해하고, 처마 길이에서부터 방의 면적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자연과 한국인의 체형에 부합하며, 하늘이 열린 중정을 통해 계절과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운치 있고 건강한 집. 트렌드 리더들은 한옥을 개보수해 근사하게 꾸몄고, 언론은 새로운 한옥을 예찬했다.

 

가장 불편한 집이었던 한옥이 가장 트렌디한 집으로 부상하면서 한옥 카페, 한옥 레스토랑, 한옥 게스트하우스 등이 전국에 속속 문을 열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에서 파스타 먹고 와인 마시고 커피와 맥주를 즐기는 멋과 재미에 사람들이 눈을 뜬 것이다. 서울의 북촌, 서촌, 성북동, 익선동, 경주의 황남동, 전주의 한옥마을 등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한옥 카페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인스타그램에서 ‘#한옥카페’를 검색하면 무려 13만개가 넘는 게시물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 한옥 카페가 인기를 얻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멋진 서양식 카페에 앉아있을 때처럼 젊은이들은 살짝 흥분된 표정을 짓고 있다. 한옥과 서양 음식의 어울림은 그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몸짓과 표정에는 여유와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다. 당연하지 않은가. 대대로 우리가 살아온 집 안이니. 그러고 보면 우리는 자기 문화의 멋을 참 어렵게 깨닫는다.

 

 

일러스트레이션_이우식
글_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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