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밝히고 조명으로 통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조명박물관과 함께 기획한 「Lighting, 일상을 조명하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조명박물관과 함께 「Lighting, 일상을 조명하다」 기획전을 개최한다. 19세기 말 근현대 조명의 등장으로 변화된 우리의 일상을 조명해보는 이번 전시는 석유를 원료로 하는 ‘호롱’, ‘남포등’과 1914년에 생산된 ‘에디슨 전구’ 등 총 90여 점의 조명 관련 자료와 사진, 영상 등을 보며 조명과 일상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선물한다.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한 조명박물관 안상경 학예연구사에게 전시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Q. 이번 공동기획전에 대해 소개해 달라.
「Lighting, 일상을 조명하다」 K-Museums 공동기획전은 개항 이후 근현대 조명이 우리 일상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하는 전시입니다. 전통 조명은 우리 사회가 근대화되면서 산업화의 영향, 여러 나라의 교류, 새 에너지원의 도입 등으로 급격히 변화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조명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새로운 조명은 늘 또 다른 새로운 조명으로 바뀌어갔습니다. 1부 ‘밝히다’ 에서는 조명이 우리 일상을 밝히면서 일상과 조명이 함께하고, 소비되고, 불야성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는다면 2부 ‘통하다’ 에서는 신호하고 교감하는 현대 조명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근현대 조명은 서서히 우리 일상을 변화시켰고,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며 도시화, 근대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조명의 발전은 밤을 낮처럼 밝혀 집, 일터, 거리에서의 활동 시간을 확장시키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왔습니다. 주요 전시물로는 양초, 호롱, 오일램프, 남포등, 백열전구, 형광등, 기차신호등, 교통신호등과 같은 우리 일상과 함께 해온 친근한 근현대 조명과 20세기 초중반의 앤티크 조명, 디자이너 조명이 전시되었고, 아이돌 그룹의 조명 응원봉, 라이트 아트 작품 등의 조명 전시물 약 90여 점과 관련 영상 등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공동기획전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는 조명박물관의 개성이 드러나는 전시가 되는 것과 기존 상설 전시와 구별되는 기획전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전시 제목이 「Lighting, 일상을 조명하다」인 만큼 일상과 조명의 관계를 도출하는 것에 다들 고심한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생활, 일상이라는 말이 굉장히 어려운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유물이나 레이블로만 설명할 수도 없고 한정된 전시 공간으로 그려낼 수도 없어서 옛 신문기사, 사진, 영상, 시 등의 자료를 많이 찾았고, 현지 주민 인터뷰, 관람객 인터뷰, 관련자 인터뷰를 전시에 많이 활용하였습니다. 전시 공간마다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했는데 잘 표현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에디슨 백열전구, 1914년_조명박물관 소장

 

Q. 이번 공동기획전의 대표적인 전시품을 소개해 달라.

이번 전시의 리플렛 이미지이기도 한 에디슨 백열전구는 1879년 에디슨의 백열전구 발명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의 GE에서 1914년에 제작한 전구입니다. 최초 백열전구의 형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그 이후 백열전구와의 차이점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Q. 조명의 발전과정을 설명해 달라.

인간이 어둠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빛을 밝히는 도구가 조명(인공 조명)입니다. 불을 발견해서 조명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횃불, 등잔 등의 조명으로 발전해왔을 것이고, 가스등과 백열전구가 개발되면서 지금의 현대 조명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조명으로서의 불의 사용과 석기, 청동기, 철기 등 불을 담는 등화구의 발전은 각 지역에서 다양한 조명이 등장하게 했을 것입니다. 산업혁명, 과학기술 발전의 영향 속에서 스위스의 아르강이 1784년 심지조절 나사와 유리등피가 있는 아르강 램프를 개발하면서 불꽃의 강도를 조절하고 불꽃을 상시적으로 보호하는 조명구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1798년 영국의 윌리엄 머독이 가스가 연소할 때 내는 빛을 이용한 가스등을 발명하면서 도시의 대규모 야간 조명 점등이 가능해졌고, 1879년 미국의 에디슨의 백열등을 발명하고 실용화하면서 지금의 전기 조명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백열등보다 광량 효율이 높은 형광등이 1938년 미국의 인멘에 의해 개발되면서 인류는 눈부신 빛에 익숙해졌고, 1962년 닉 홀로냑이 반도체 소자를 활용한 LED를 실용화하면서 LED 조명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조명의 역사는 더 밝고 더 오래가고 더 강한 빛을 내는 조명을 만들어내기 위해 발전해왔고, 그로 인해 낮보다 밝은 밤이 지속되는 불야성의 세상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빛 공해의 등장, 지구온난화, 밤이 없는 생활의 스트레스 등의 많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100%의 에너지 중 95%가 열에너지이고 5%만이 빛에너지였던 백열전구는 2014년 생산이 금지되었고, 2013년 빛 공해 방지법이 실행되는 등의 인공 조명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조명은 간접 조명, 환경친화 조명, 조도조절 조명 등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조명의 미덕이 더 이상 밝고 강한 빛이 아닌 시대가 된 것입니다.

 

 

카바이드등, 20세기 중반
쌍심지호롱, 1960년대_ 조명박물관 소장
오일램프
기차 신호등
밴딩 매트릭스<span class='small-top-text'>Bending matrix</span>, 이재형 作_조명박물관 소장
방탄소년단 아미밤, 2018년_조명박물관 소장

 

Q. 새로운 문화로서의 조명은 어떤 것인가?

현대 조명은 빛을 밝히는 조명기구로만 머물지 않고 ‘조명+무엇’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술, 산업, 의학, 통신 등 다방면에서 조명이 연계되어 분야를 접목하거나 융합되는 예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이러한 점은 더욱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면서도 조명이 만들어내는 빛은 오래된 관념의 대상으로서 여전히 경이롭고 신비하며 염원과 기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첨단의 조명이 많아지고 다양해질수록 조명은 근원적이고 아날로그적인 빛의 상징, 정서, 형태를 추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빛의 빛남, 밝음 등의 의미가 상징하는 문화적 매개로 조명이 많이 사용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촛불집회 참가자 중에서는 촛불이 하나하나 켜지고 옆으로 전달될 때 하나 되는 느낌, 같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합니다. 아이돌 그룹의 팬은 콘서트장에서 조명 응원봉을 켜는 것에는 단지 응원하는 마음을 담는 것만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조명 응원봉을 켜면 자신이 세상과 소통하는 하나의 창이 되는 것 같다고 합니다.아마도 조명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고 교감하고 표현하고 소통하게 하는 요소로 더욱 다양하게 사용되지 않을까 합니다.

 

Q. 국립민속박물관과 협업을 통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2개의 기관이 협업하여 준비한 전시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장점이 있다면?

국립민속박물관과 전시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자체적으로 진행해온 전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
진행과정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유물은 어떻게 다루고 전시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하는지, 이런 점은 배워야겠다, 미처 몰랐던 점은 앞으로 주의해야겠다 등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공동기획전이 아니고는 알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립박물관들도 K-Museums 공동기획전을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시를 함께 상의하고 보완해가며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기울이는 관심과 정성이 같은 공동체처럼 느껴지게 하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전시에 대해 함께 의논할 대상이 있다는 점이 굉장히 든든했습니다. 물론, 공동전시가 주는 압박감, 긴장감, 책임감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름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냉정하게 우리 박물관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점도 있어서 공동기획전은 그 기관을 성장시키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일(에피소드)이 있다면?

조명박물관의 경우 1전시장의 조명상점에는 관람객이 아이패드로 조명 유물에 조명을 켜고 끌 수 있는 체험식 전시를 구현했고, 2전시장에는 촛불 미디어아트를 설치했습니다. 이런 작업은 사전에 어플리케이션이 마련되어야 하고 유물마다 제어 연출을 각각 해야 하는 등의 과정이 복잡했습니다. 미디어 아티스트와 개발자와의 구상도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고 또 구체적인 작업은 전시장이 구성된 후 이뤄질 수 있었기 때문에 설치하면서 연출하고 확인하는 시간이 충분치 않아 밤샘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원활하게 완성하지 못할까 매우 걱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테크놀로지가 너무 과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전체 전시와 잘 조화를 이룬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조명을 통한 소통의 이야기를 위해 촛불집회, 조명 응원봉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돌 팬덤의 도움이 컸습니다. 기획사는 자료 제공을 거절하고 언론사의 사진은 너무 고가여서 자료를 충분히 구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고민 중에 SNS에 전시를 설명하고 자료 도움을 요청하자 많은 아이돌 팬들이 영상, 사진자료를 보내주었습니다. 덕분에 2부 전시에 교감하는 빛의 내용이 보다 풍부해질 수 있었습니다. 아이돌 팬덤의 에너지와 적극성에 놀랐고 고마웠으며 현재 우리 사회의 네트워크가 어떤 형태인지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 전시와 관련하여 앞으로 계획 중인 것이 있다면?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매주 주말 1일 2회, 「포동이 램프 만들기」라는 남포등을 소재로 하는 조명 만들기 체험이 어린이 대상으로 실시됩니다. 조명박물관은 어린이 포함 가족 관람객의 방문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전시연계프로그램으로 LED 조명과 반짝이는 종이로 간단하게 남포등을 완성하는 만들기와 조명박물관의 유물 캐릭터가 들어간 근현대조명 활동지 투어가 함께 이뤄지도록 하였습니다.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도 「Lighting, 일상을 조명하다」 전시를 흥미롭게 관람하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 근현대 조명에 대해 생각해보고, 발전하는 조명이 만들어갈 세상을 상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립민속박물관과 조명박물관의 공동기획전「Lighting, 일상을 조명하다」는 2018년 8월 29일(수)부터 2018년 11월 4일(일)까지 조명박물관 기획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인터뷰_조명박물관 안상경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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