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에서 밤드리 노니다가

여름이면 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젊은이들은 페스티벌에서 ‘헬조선’도 ‘이생망’도 ‘취업난’도 잊고 잠시 미친다.

우리에겐 축제가 필요하다. 아무리 ‘소확행小確幸’을 찾는 시대라고 해도 우리 유전인자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축제의 흥분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들어가는 횃불, 둥둥둥 북소리, 간절한 바람을 담은 제물, 의식을 진행하는 제사장의 떨리는 목소리, 술과 음식과 음악을 즐기며 모인 사람들이 하나 되는 일체감. 다음날이면 일탈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익숙한 반복.

 

과거 명절이나 예식, 절기에 맞춰 그리고 공동체마다의 결속을 위해 축제가 열렸다. 그것은 공인된 일탈이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 들어 축제는 과거의 기억으로 박제되기 시작했다. 축제는 ‘효율’이 떨어지는 행위니까. 다행히 축제는 소멸하지 않고 시대에 맞게 모습을 바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여름이면 열리는 ‘뮤직페스티벌’이다.

 

EDM, 록, 재즈, 포크 등 뮤직페스티벌의 목적은 음악 그 자체다. 사람들은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음악에 빠지고 술에 취하며 일상과 분리된 새로운 시공간을 즐기기 위해 여름을 기다린다. 그해 유명한 밴드나 DJ, 좋아하는 가수가 헤드라이너headliner로 등장하면 페스티벌이 더욱 기다려진다. 그들은 21세기의 제사장. 그들이 집전하는 페스티벌은 강력하다. 그들은 페스티벌에 모인 사람들의 일탈 욕구를 짜릿하게 만족시켜주고 일상의 피곤함을 잊게 해준다.

 

다시 여름. 올해도 여러 뮤직페스티벌이 열린다. 2018년 여름 현재 젊은이들의 한 계절 풍속이 펼쳐지는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_이우식
글_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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