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챙기셨어요?

미세먼지에 맞서는 우리의 무기인 마스크는 이제 생필품이자 패션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화친을 위해 흉노의 왕에게 시집 간 불운한 미녀 왕소군을 생각하며 동방규가 시로 한탄했다. ‘이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2018년 4월. 5천만 국민의 심정이 딱 이렇다. 개나리, 목련, 벚꽃 활짝 피고 아지랑이 일렁이건만 봄 같지가 않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하늘을 바라보기가 무섭다. 너무 뿌예서. 공기청정기의 미세먼지 지수를 보면 창문을 열 엄두가 안 난다. 마천루의 오만함마저 잠재우는 희뿌연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한강 다리를 건너면 디스토피아의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가는듯한 기분이 든다.

 

미세먼지에 맞서 우리는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마스크다. 아직도 마스크가 은행 강도의 상징이라면 거리의 행인 절반은 은행 강도다.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린 사람들은 그래도 불안한지 인상을 쓰고 주위를 살핀다. 하지만 우리는 마스크를 끼고도 즐겁게 ‘셀카’를 찍는 젊은이를 보며 희망을 얻는다. 사실은 연륜이 쌓인 사람일수록 봄이 봄다웠던 때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산업혁명의 부작용으로 물고기가 사라진 템즈강에 영국 정부와 시민의 노력으로 연어가 돌아온 ‘템즈강의 기적’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전 세계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 기후변화 협약도 휘청거리면서도 힘을 짜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환경을 가꿔나가자. 무거운 겨울 옷 벗듯 답답한 마스크 풀고 봄의 제전을 만끽할 나날이 멀지 않았으니.

 

 

일러스트레이션_이우식
글_국립민속박물관 웹진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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