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가장 오래된 친구

2018 개띠 해 특별전 <공존과 동행, 개>

 

가장 친숙한 동물인 개는 언제나 사람과 함께 살아왔다. 친구처럼, 때론 가족처럼 오랫동안 사람의 곁을 지켜온 개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2018 무술년 개띠 해 특별전 <공존과 동행, 개>를 기획한 김창호 학예연구사에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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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신도 술신 초두라대장, 만봉 작, 1977,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서의 용맹한 개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_국립민속박물관 소장
Q. 이번 특별전에 대해 소개해 달라

 

김창호_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매년 새해를 맞아 띠를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새해의 의미를 띠 동물과 관련된 문화사와 생활사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는 무술년 개띠 해를 맞아 특별전을 기획하게 되었으며, 통일신라시대의 ‘십이지신추’와 ‘개 모양 장식 굽다리접시’, ‘개 부적’, 사도세자思悼世子으로 전해지는 ‘견도犬圖’ 등 다양한 전통 유물과 함께 ‘시각장애인 안내견’, ‘인명 구조견’ 등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개와 관련된 조사자료 등 70여 점의 자료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Q. 특별전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김창호_ 사람들과 오랫동안 어울려 살아온 개에 대하여 선조들이 남긴 자료들을 통해 전통적 상징성을 다루고자 했습니다. 또한 현대에서는 어떻게 개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에 관한 조사자료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개는 어떤 동물보다 인간에 대한 뛰어난 교감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과 개의 교감이라는 내용과 함께 관련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개인들이 가지고 있을 개에 대한 생각들이 공유되기를 바랐습니다.

 

 

Q.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김창호_ 개는 워낙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어서 일반적인 지식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전통적 개념들 속에서 다채로운 정보를 주고자 노력하는데, 이것을 유물로 표현하는 것이 조금은 쉽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개띠와 관련된 유물 또한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라 특징적인 것들을 선정하고 보여주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했고요. 아울러 개와 관련된 다른 전시들과 어떻게 차별성을 둘 것인지도 고민했습니다.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개가 그려진 풍속화 외에도 띠 동물로서의 개가 갖는 공간, 시간, 방향, 종교적 상징 및 관람객의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의 구성 등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균형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Q. 특별전을 기획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김창호_ 현대적인 부분은 직접 조사를 진행하면서 개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은 만나 인터뷰를 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각장애인 안내견이었습니다. 훈련사 분을 만나 이야기도 듣고, 안내견이 훈련 받는 모습도 보았는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즐겁게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안내견이 사람을 위해 개의 욕구를 억눌러야 해서 마냥 불쌍하고 생각하는데,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또 119센터의 인명구조견 훈련사는 ‘사람은 자신이 위험한 걸 알면 뛰어들지 않지만 개는 뛰어든다’고 하시더라고요. 참 인상적인 말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애견인 동호회에 가서 직접 촬영을 하고 인터뷰도 진행했었는데요. ‘개를 기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답은 ‘온도’였습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체온을 나눌 수 있는 존재는 개였던 것이죠.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사람하고 개가 함께 어울리며 살아간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Q. 개는 예로부터 우리와 어떻게 살아왔나?

 

김창호_ ‘개는 야성을 포기하고 사람과 교감을 선택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냥, 교감 등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에 개가 적극적으로 반응했다고 할 수 있죠. 개의 모습이나 생활상은 전통과 현대가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대인들의 생활문화가 달라지면서 개를 다루는 문화가 달라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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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특별전의 대표적인 전시품을 소개해 달라

 

김창호_ 개가 가진 상징에 대해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이 충성, 용맹, 다산, 모성 등입니다. 그런데 액을 쫓는 벽사의 의미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시품 중 ‘당삼목구’唐三目狗는 벽사의 의미를 갖고 있는 그림으로서, 두 마리의 매가 중앙의 삼목구三目狗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그림의 상단에는 ‘세 개의 눈을 가진 개가 짖어 삼재를 쫓는다唐三目狗吠逐三災’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새해에 액을 쫓고 복을 빌면서 대문이나 벽장에 붙였던 ‘세화’歲畫에도 개의 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개는 전통적으로 호랑이, 해태, 닭과 마찬가지로 벽사辟邪와 길상吉祥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인 ‘개 모양 흙인형 장식 받침대’犬形土偶裝飾器臺는 통일신라시대의 유물로 활을 메고 귀가 긴 동물을 뒤쫓고 있는 사람과 개 모양의 토우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개가 얼마나 오래 전부터 사람과 살아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품입니다.

 

Q. 현재 반려견으로서 친숙한 존재인 개가 악귀를 쫓는 벽사와 길상의 존재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김창호_개는 사람이 못 보는 것은 본다는 인식이 지금도 존재합니다. 달이나 허공을 보고 짖을 때 사람들은 ‘왜 개가 짖을까?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또 반려인이 죽으면 먼저 세상을 떠났던 개가 마중을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제주도 무가 본풀이에서도 개는 저승과 이승을 이어주는 존재로 나오죠. 개는 오동나무, 대나무와 함께 그려지기도 했는데요. 예로부터 오동나무는 상서로운 나무로, 국가가 태평성대를 이룰 때 잘 자라고, 봉황은 오동나무에만 앉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는 절개를 의미하죠. 개가 이러한 오동나무, 대나무와 함께 그려졌다는 것은 액운을 막는다는 것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평화로움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개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거나 인식한 부분이 있다면?

 

김창호_저도 개를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만큼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공원에 나가보면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을 ‘엄마’나 ‘아빠’로 표현합니다. 개가 가족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죠. 사람들은 위로, 위안, 교감, 소통 등 삶속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대안을 찾는데 이제는 그 대상이 개가 되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개와 관련된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Q.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무엇을 느꼈으면 하나?

 

김창호_인간과 개의 공존, 그리고 앞으로의 동행에 대해 다양한 의미를 공유하는 발판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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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창호_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하면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고, 기대도 많이 합니다. 개라는 동물을 새해와 연관시켰을 때, 개가 가진 명랑함과 온화함이 가득한 한해를 보내기를 바랍니다.

 

무술년 개띠 해 특별전 <공존과 동행, 개>는 2017년 12월 22일(금)부터 2018년 2월 25일(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Ⅱ에서 진행한다.

| 무술년 개띠 해 특별전 <공존과 동행, 개> – 바로가기
글_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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