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겨울 서정과 겨울나기 지혜

특별전 <겨울나기>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금세 주위를 어둑하게 만드는 땅거미가 내려앉는 겨울은 많은 이들에게 혹독함을 안겨준다. 지금도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잘 갖춰진 난방시설을 이용해도 견디기 어려운 겨울, 과연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이 계절을 보냈을까?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하여 한국인의 겨울서정과 겨울나기 지혜를 담은 특별전 <겨울나기>를 기획한 국립민속박물관 이경효 학예연구사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번 특별전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경효 학예연구사이하 이경효_ 이번 전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하여 전통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의 겨울을 춥지만 따뜻한 감성으로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선謙齋鄭敾, 1676~1759 작, ‘정문입설도程門立雪圖’등 겨울 그림, ‘방장房帳’, ‘견짓채’, ‘썰매’, ‘연’ 등 겨울 살림살이와 놀이용품 등 겨울나기 관련 자료와 사진, 영상 등 300여 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Q. 특별전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이경효_ 이번 특별전은 겨울을 현명하게 보내기 위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한국인이 살아낸 겨울을 세 가지 주제로 나눠 보여주고자 했는데요. 1부 ‘겨울을 맞다’에서는 긴 겨울을 만나고, 나기 위한 ‘저장과 준비’의 모습을, 2부 ‘겨울을 쉬어가다’에서는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온돌방 아랫목에서 즐기는 ‘쉼’의 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3부 ‘겨울을 즐기다’에서는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겨울철 놀이를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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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입설도, 겸재 정선, 조선 중기 _국립중앙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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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 한영수, 1956~1958 _ⓒ한영수문화재단
Q. 한국의 겨울은 어떤 모습이었나?

 

이경효_ 한국의 겨울은 모든 생명이 잠시 쉬어가는 계절입니다. 전통시대에 선조들은 사계절에 따라 뿌리고, 가꾸고, 거두고, 갈무리하는 삶 속에서, 겨울이면 봄부터 가을까지 바쁘게 지냈던 일상을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리고는 고된 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이듬에 준비와 바깥놀이를 하며 지냈습니다. 겨울이라고 하면 살을 에는 추위, 눈, 얼음 등을 떠올리지만 겨울은 추위만이 아니라 온돌방, 솜옷, 할머니의 옛이야기 같은 따스함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겨울은 삶의 지혜와 온기가 묻어났으며, 이러한 풍경과 정서는 오늘날에도 우리 삶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전시품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달라

 

이경효_ 겨울철 반양식인 김치를 담는 ‘질독’과 감자를 보관하는 ‘감자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질독’은 김장을 보관하는 옹기로, 우리는 예로부터 추운 겨울이 오기 전 김치를 한 번에 담가 겨울 먹을거리를 저장했는데요.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한국 가정이 겨울나기 준비의 하나로 김장을 하고 있습니다. ‘감자독’은 강원도에 많이 남아 있는 물건으로, 강원도에서는 크고 작은 나무를 깎아 감자독이나 쌀독으로 주로 사용했었는데요. 이는 상대적으로 흙을 파서 옹기를 만드는 것보다 주변에서 나무를 구하는 것이 쉬웠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얼음낚시 도구인 ‘견짓채’, ‘물치개’, 눈 쌓인 산에서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 오르는 겨울사냥 도구인 ‘외발창’, ‘설피’, ‘둥구니신’ 등을 통해 겨울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선조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갖저고리’,‘털토시’,‘털모자와 털장갑’ 등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겨울복식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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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의 우리는 보온이 잘 되는 옷을 입어도 추운데, 선조들은 겨울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경효_ 선조들은 ‘갖저고리’, ‘털토시’, ‘털모자와 털장갑’ 등으로 추운 겨울을 났습니다. 차갑고 날카로운 바람을 막기 위해 바람이 잘 들지 않도록 무명과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었고, 옷감 사이에는 솜을 채워 넣어 보온성을 높였습니다. ‘갖저고리’ 안에는 보온을 위해 주로 양털을, 깃과 도련은 잔물범털을 사용했습니다. 이와 함께 ‘남바위’, ‘풍차’는 얼굴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용도이자 멋쟁이들의 외출복을 완성하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우리 선조들은 항상 머리가 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겨울 방한모도 정수리 부분은 틔웠습니다. 또한 털토시는 털이 살에 닿도록 옷 안으로 착용했는데, 직접 살에 털이 닿아야 방한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Q. 겨울놀이와 관련된 전시품들이 많은 것 같다.

 

이경효_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겨울철 놀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겨울놀이 도구인 ‘연과 얼레’, ‘팽이’, ‘썰매’, ‘스케이트’ 등과 함께 ‘윷’과 ‘윷판’, ‘종지윷’ 등을 전시했습니다. 지금도 겨울이 되면 즐기는 놀이들이죠. 또한 당시 어른들의 놀이 중 80~90%는 겨울놀이였는데, 봄부터 가을에는 농사를 지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Q.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공간도 눈에 띈다.

 

이경효_ 관람객들이 추억 속 겨울풍경을 되살릴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 전시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새하얀 눈밭을 디지털로 구현했고, 전시장 한편의 좁은 통로를 걸으면 뽀드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눈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멀리서는 ‘메밀묵~ 찹쌀떡~’이라고 외치는 메밀묵 장수의 구성진 목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신발을 벗고 온돌방을 구현한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닥의 따뜻한 온기도 느낄 수 있고, 인터렉티브 영상인 ‘그림자놀이’를 해볼 수도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경효_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겨울 풍속과 풍경을 널리 알리는 자리이면서, 내국인에게는 겨울의 따스함을 추억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전시를 통해 ‘춥지만 지혜롭게 겨울을 나면서 따뜻한 정을 나누고 새봄을 기다리는 시간’을 간직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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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겨울나기>는 2017년 12월 13일(수)부터 2018년 3월 5일(월)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I에서 개최한다.

글_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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