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느끼며 생각하기

솜씨전 <2016 도란도란 우리 솜씨 이야기>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매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교육프로그램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로 ‘솜씨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기존의 전시와 달리 국립민속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자신의 이름으로 전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2016년 솜씨전의 주제는 ‘만지고, 느끼며, 생각하기’.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안수민 학예연구사를 만났다.

Q. ‘솜씨전’이란 무엇인가?

안수민 학예연구사이하 안수민_ 솜씨전은 매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해 온 전시예요. 한해 동안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이루어진 교육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한 자리에 모아 보는 기회이죠. 올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90여 개의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그 가운데 250여 점의 결과물을 선별해서 솜씨전에 전시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영유아를 시작으로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부터 전문가, 장애인, 외국인 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마련하고 있어요. 학교로 찾아가거나 타기관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지요. 연령, 형태, 대상에 따라 세분화 하여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매년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되지만, 매 연말마다 1년을 결산하는 의미로 진행하는 전시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매해 색다르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을 것 같고.
이번 솜씨전 <2016 도란도란 우리 솜씨 이야기 ‘만지고, 느끼며, 생각하기’>는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었나.

안수민_ 맞아요. 매년 고정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신규로 개발되는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그 결과물들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구성 방식을 달리 해 보았어요. 기존 사업별, 시기별, 대상별로 나누었던 전시 구획을 hands-on, minds-on, hearts-on 박물관 교육의 이론적 특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다시 정의를 내렸어요. 그래서 제목에 담은 대로 ‘만지고, 느끼며, 생각하기’ 인 것이지요.

우선 ‘만지고’ 카테고리에서는 참가자들이 다양한 재료를 직접 만져보고, 빚어 만들어 낸 결과물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느끼며’ 카테고리에는 오감을 통해 전해지는 감각과 또는 깨달음에 대한 것들, 마지막으로 ‘생각하기’는 스스로 문제를 탐색하고 표현하면서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갈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그래서 하나의 교육프로그램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해도 전시장 내에서는 서로 전혀 다른 곳에 놓여있을 수 있고, 세 살 어린이의 작품과 60대 어르신의 작품이 한 영역에 놓일 수도 있어요. 이것이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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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란도란’이라는 말과 전시장 디자인이 무척 따뜻하다.

안수민_ 그게 목표였어요. 작품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만들었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지 않은 것들도 있고, 비뚤비뚤한 것들도 많아요. 저는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사랑스러웠어요. 왠지 다같이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만들었을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나요? 그래서 전시장에 말끔하게 마감처리 한 하얀 벽보다 나무결을 이용해서 따뜻함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나무는 온기도 주지만, 자연스러움과 편안함도 함께 주니까요.

그리고 이번 솜씨전의 전시장 구조에는 사연이 있어요.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바로 이전 전시였던 ‘노인전’의 구조와 거의 동일해요. 노인전이 막을 내리고, 솜씨전이 열리기까지 공사 기간이 3일 주어졌어요. 그래서 기존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솜씨전의 특징을 잘 담아낼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기 위해 많이 고민했어요. 쉽지 않은 과제였지만, 결과적으로 잘 만들어진 것 같아 기쁩니다.

Q. 솜씨전은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 운영 결과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자리이기도 한데, 올해는 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고, 또 전시되었는지.

안수민_ 세계 문화 소통 및 문화다양성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열려라 다문화 꾸러미’ 교육은 인도네시아의 문화를 배우고 혼례복 디자인을 했어요. 가족이 함께하는 ‘우리 가족 박물관 나들이’, ‘민속누리단’ 등등, 1년 동안 정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됐어요. 전시장에서 그 결과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민속누리단’은 예비큐레이터 양성 심화 교육 프로그램이에요. 박물관 큐레이터의 역할과 업무를 배우고, 또 체험해 보는 과정이죠. 그분들에게는 이 솜씨전이 예비큐레이터로서의 능력을 검증 받을 특별한 기회에요. 그래서 전시장 공간도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조금 여유 있게 기획하였는데, 다른 프로그램 담당자 선생님들께서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웃음

Q. 국립민속박물관은 어떤 기관보다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에 공을 들이는 편인 것 같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어린이 교육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수민_ 성장기의 어린이들은 인격이 형성되기 전에 새겨진 좋은 기억을 평생 간직해요. 이 시기에 좋은 교육을 접한 아이들에 비해 그렇지 못한 환경에 놓였던 아이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죠. 물론 법이나 제도가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고 있지만, 교육자라면 어린이들을 교육적인 측면에서 보호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프로그램보다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심어주어야 하고요. 그런 관점에서 박물관교육은 삶의 질을 높이며 그 삶을 즐길 수 있는 문화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국립민속박물관이 어린이교육에 좀 더 신경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게 박물관을 접한 어린이, 혹은 일반인들은 한편으로는 박물관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안수민_ 네. 박물관을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학습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과정을 거쳐 그것들이 전시로 이어지는 이 일련의 흐름은 박물관을 더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도 되지만, 멀리 보면 관람객의 범위를 확장하는 기회일 수도 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은 미래의 잠재적 관람객이 될 수 있고, 성인의 경우 ‘민속’이라는 말에 갇힌 박물관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낸 현재의 관람객이 될 수 있죠.

또 박물관 고객 중에는 아무래도 교사 등 교육관련 직업 종사자가 많은 편인데 그들이 국립민속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직,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그들의 교육에 참고하거나 포함시킴으로써 학생들에게도 전파되고, 지속적으로 다음 단계의 교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박물관에서 일하는 분들은 누구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 깊은 책임감으로 각자의 역할에 임하고 있어요.

Q. 박물관 교육이란 무엇일까.
안수민_ 박물관 교육은 만지고, 느끼며, 생각할 요소들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차원적인 교육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교육방식이지요. 다른 많은 박물관에서도 다양한 주제와 내용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립민속박물관이 가진 ‘민속’이라는 문화자원은 커다란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바탕으로 삶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문화 경험을 통해 문화의 주체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술경영을 전공한 제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일하고 싶다고 느꼈던 부분도 바로 그 지점이에요. 앞으로도 열심히 참여하고 많이 배워서 보탬이 되는 박물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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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도란도란 솜씨 이야기>를 기획한 안수민 학예연구사

<2016 도란도란 우리 솜씨 이야기 ‘만지고 느끼며 생각하기’>는 12월 6일까지 기획전시실2에서 열린다.

| 전시 연계 공연프로그램 <우리 신화로 꿈꾸는 도깨비> – 바로가기
글_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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